중개보수 인하 생각 말고 세금부터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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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주택가격 안정화

문용균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30 00:02:35

현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 정부 출범이후 오른 집값이 이를 증명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맥을 잘못 짚었다고 말한다. 과도한 시장 옥죄기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공주도’ 방식은 요지부동이다.

국가가 개입할 필요가 있을까. 생산, 소비, 분배를 시장기능에 맡기고, 국가는 치안, 국방, 외교 등 시장이 담당하기 어려운 분야만 챙긴다. 이것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다.

여러 전문가들은 경제를 시장에 맡기면 생산이 효율적으로 이뤄져 국가가 부강해진다고 평가한다. 물론 빈부격차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는 시장 실패라 규정하고 개입한다.

현 정부는 ‘집값이 너무 높다’고 주장했다. 서민이 집을 사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시장에 개입했다. 그런데 빈부격차가 줄었나, 서울과 지방의 차이만 더 벌어졌다. 집값이 올라 서울 외곽, 경기도 외곽으로 밀려나는 이들도 많다는 보고서가 꽤 있다. 당장 서울 인구가 줄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없는 사람은 집을 사는 것을 포기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더욱 공고히 했다. 부동산 앞에 국민은 더욱 더 갈라졌다.

현 정부는 정부가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면 어떻게 되는지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를 살펴보면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기간 61개월(2003년 2월부터 2008년 2월까지·직무정지 기간 포함)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은 13개월 떨어지고 48개월간 올랐다. 전국으로 봐도 하락한 달은 13개월에 불과하다.

노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시기에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책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자신들이 국민들의 부담을 자초했음에도 급하게 높인 부동산 관련 세금은 손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집값 급등의 책임자를 추궁하듯 공인중개사 중개보수를 인하했다.

개선안을 잠깐 살펴보면 매매 계약의 경우 0.5%였던 현행 6억~9억원의 요율 상한을 0.4%로 낮추고 9억원 이상부터 일률적으로 0.9%로 돼 있는 것을 △9억~12억원 0.5% △12억~15억원 0.6% △15억원 이상 0.7%의 요율 상한을 각각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대차 거래의 경우 현행 3억~6억원의 요율 상한은 0.4%에서 0.3%로 낮추고 6억원 이상부터 0.8%였던 요율 상한을 △6억~12억원 0.4% △12억~15억원 0.5% △15억원 이상 0.6%로 구간을 나눠 요율 상한을 각각 적용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10억원인 아파트 한 호실을 매입할 때 400만원 아낄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한다. 이런 식이면 국민이 보기에 정부는 부담을 낮춰준 주체가 된다.

당연하게도 국토교통부 보도자료를 보면 정책 실패는 언급되지 않았다. 공인중개사들이 집값폭등 현상을 정부의 정책 실패가 아닌 마치 공인중개사들 때문인 것처럼 국민 눈을 속이고 있다고 반발할 만하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17년 5월부터 최근까지 4억원 넘게 올랐다. 중개보수를 인하해 국민의 부담을 덜어줘 국민으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정부는 받을 자격이 없다.

받을 시간도 없다. 중개보수 인하로 국민 부담을 줄인다고 했으니 어서 거래세를 한시적으로 낮춰 기존 주택이 시장에 다수 나올 수 있게 해 주택 가격을 안정화 시켜야 한다. 궁극적으론 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부동산 정책을 내놓기보단 시장에 맡기는 것이 상책으로 보인다.

문용균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