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메이드 지역 문화콘텐츠, 가무극 ‘웃다리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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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사위예술단 제작한 역사문화 콘텐츠
평택지역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가무극화
안무, 연출, 구성, 영상 고른 역할 돋보여

이주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8-27 10:54:51

의미 있는 지역 문화콘텐츠의 탄생이다. 평택문화재단과 소리사위예술단이 기획･제작한 가무극 ‘웃다리 1945’(2021.8.14,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일제강점기 평택의 대표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과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극화했다.

제작은 소리사위예술단이 담당했다. 고희자 단장, 백은희 예술감독이 이끌고 있는 이 단체는 경기도 지정 전문문화예술법인으로 평택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1995년 창단된 관록 있는 단체로 전통과 창작을 아우른다. 가무악의 아우름을 이번 작품은 입증했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공연은 무용을 중심하되 노래와 연기, 영상이 종합적으로 잘 구현됐다.

“조선은 내 나라이다. 나의 향토이다. 생활의 근거지이다….” 내레이션이 34명 독립운동가를 소환한다. 영상과 아이의 노래가 무궁화처럼 피어난다. 진달래꽃이 활짝 핀 평화로운 농촌. 아이들이 춤춘 후, 평화로운 음악 속에 6명의 여자 군무가 평온함을 더한다. 이어 농악팀의 연희가 펼쳐진다. 7명의 잘 훈련된 무용수의 장고춤은 판을 풍요롭게 한다. 조화롭다. 언론인, 사학자, 사상가로 민족운동단체인 신간회를 창설한 안재홍이 등장한다. 모두들 결의에 차 두 주먹을 불끈 쥔다. 숨어있는 소녀들이 일본 경찰에 잡혀간다. 비통함을 담은 군무가 펼쳐진다. 통복시장에서 쌀가게를 운영하는 이도상과 울분에 찬 청년들은 분노가 극에 다다른다. 비장한 음악 속에 남자 군무의 기개가 상당하다. 손에 쥔 태극기가 순식간에 일렁인다. 만세의 물결이다. 아리랑 음악 속 여자 솔로춤이 비장하다. 한의 울림을 여자 군무가 더한다. 아이 노래가 들린다. “보고픈 어머니, 그리운 내 고향….” 순수, 고독, 기억의 외침이다. 영혼의 위로가 아이의 노래 소리 따라 흐른다. ‘환희의 아리랑’이 울려 퍼진다. 태극기 물결이 무대를 감싼다.

역사문화 콘텐츠 공연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선 몇 가지 충족 요건들이 있다. 지역(성) 담기, 애국에 함몰되지 않는 균형감 유지, 진부성 탈피, 콘텐츠 완성도, 지속 가능성, 공감대 형성 등이다. 제반 사항을 볼 때 이 공연은 상당 부분 이 지점들을 노련하게 충족했다. 안무(백은희)와 연출(최석열)의 역할이 컸다. 향후 이 공연이 지역 브랜드 콘텐츠로 가기 위해서는 지역의 고유성 발휘, 역사적 맥락을 관통하는 텍스트,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는 춤과 음악, 콘텐츠로서의 지속 가능성 획득, 공감대 형성을 통한 일반화가 요구된다.

특히 지역을 담되 지역을 뛰어 넘는 미학성 발휘가 관건이다. 이 공연은 향후 양질의 극장 확보, 초연작의 레퍼토리를 가능케 하는 예산 지원, 지역 자긍심을 높이는 브랜딩 등을 통해 업그레이드 될 여지가 있다. 평택문화재단은 해당 공연과 단체에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열매는 지역민과 관객들에게 돌아간다. 지역 문화콘텐츠 제작의 좋은 선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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