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주 
부산 
제주 
)
NH농협생명보험(농협생명)이 농협금융그룹의 실적개선을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김인태 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주가도 연일 높아지고 있다. 보험업계에 종사했던 경험이 없었음에도 회사의 실적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경영능력만 두고 본다면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다른 계열사 대표와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업계 안팎선 김 사장에게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그가 손 회장의 ESG경영 방침과 배치되는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사실상 벌써부터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와 주목된다. 김 사장은 눈에 보이는 실적 지표는 크게 개선시키면서도 ESG경영 측면에선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NH농협생명 수장 김인태, 호실적으로 경영능력 입증…차기 금융지주 회장 급부상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농협생명은 농협금융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상반기 연결기준 9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404억원) 대비 143%의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NH농협금융지주(41%)는 물론 NH투자증권(102%), NH농협은행(18%) 등 주요 계열사의 증가율을 크게 상회한다.
농협생명은 상반기 중 영업수익(매출) 5조151억원, 영업이익 1727억원 등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수익은 5% 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3.6%나 늘었다. 수익률 지표인 ROA(총자산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0.18%p, 2.13%p씩 상승한 0.30%, 4.26%를 기록했다. 운용자산이익률도 지난해 2.7%대에서 올 상반기 2.87%로 올랐다. 김 사장이 취임한 지 불과 반년 간의 성과다.
김 사장은 지난해 연말인사를 통해 농협생명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비록 보험업계에 종사했던 경험은 없지만 금융지주 부사장, 농협은행 부행장, 종합기획부장·인사부장 등을 두루 거치며 쌓아온 금융사 경영 전반에 대한 역량과 경험을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됐다. 그룹 내 대표적인 기획·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점도 농협생명을 이끌게 된 배경으로 지목됐다.
그동안 농협생명은 마땅한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실적난에 시달려왔다. 저금리 기조 등으로 보험업계 전반의 업황이 나빠진 상황까지 겹쳐 돌파구 마련에 애를 먹었다. 덕분에 금융업계 전반의 사정에 밝은 김 사장 취임 이후 농협생명의 성장 동력을 찾아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었고 그는 보란 듯이 주위의 기대에 부응했다.
스스로 주가를 끌어올린 김 사장은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타 계열사 대표를 앞지르는 성과를 내며 경영능력을 입증한 만큼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데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다. 앞서 지주사 부사장직을 수행한 것과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점 등도 김 사장의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설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지난해 말 NH농협금융지주는 은행연합회장 인선에 따른 김광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사임으로 수장 공백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마주했었다. 당시 김 사장은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돼 역할을 수행했으며 크고 작은 성과를 기반으로 경영공백을 최소화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인태 차기회장 가능성 높이는 농협 특유의 기수문화…ESG 독자노선에도 눈길
농협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도 김 사장의 회장 등극 가능성을 높인다. 금융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입사년도, 나이, 호봉 등을 고려해 인사를 단행한다. 이는 김 사장과 손병환 회장의 경력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1962년생인 김 사장은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손 회장과 동갑이지만 입사연도가 1년 늦다. 이에 김 사장은 손 회장보다 1년 늦게 NH농협금융지주 부문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손 회장은 2019년에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 부문장을 맡았고 김 사장은 지난해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 부문장을 역임했다.
손 회장이 처음 계열사 대표가 된 건 지난해의 일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3월 NH농협은행 은행장에 임명됐다. 김 사장은 올해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 사장이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되며 잠시나마 둘의 관계가 역전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손 회장이 걸어온 길을 김 사장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손 회장이 ‘내부출신 회장’의 물꼬를 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김 사장이 독자노선을 걷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점 역시 그의 차기 회장 등극설에 힘을 보태는 요인으로 꼽혔다. 김 사장은 손 회장의 농협금융 ESG 경영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사장 본인만의 ESG경영 구축에 나섰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다만 금융권 전반의 ESG경영 도입과는 한참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김 사장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앞서 김 사장은 2021년 사업전략 방향을 ‘지속가능한 가치경영체계의 확립’으로 결정하며 가치경영 실천을 위해 △장기적 가치 중심의 보험손익 견고화 △협동조합 보험사로서의 정체성 강화 △디지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등 미래환경 대응 △소비자 본위의 신뢰 구축 △성과중심 조직문화 정착 등 5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다만 농협생명의 ESG경영 도입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하나 둘 부정적 결과가 나오고 있는 점은 김 사장의 약점요소로 꼽힌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소홀이 대표적이다. 실적개선에 급급한 나머지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농협생명의 ‘보유계약 10만건 당’ 전체 민원건수는 10.26건이다. 전분기 9.49건에서 8.11%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등 경쟁사들의 민원건수는 되레 줄었다. 2분기 업계 평균 보유계약 10만건 당 민원건수는 8.59건으로 전분기 8.98건에서 4.34% 줄었다.
농협생명의 행보는 ESG경영 중 S(사회), G(지배구조)와 연관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급여력비율(RBC) 감소도 골칫거리다. 1분기 농협생명의 RBC 비율은 234.96%다. 농협생명은 일찍이 300%대 RBC를 기록하기도 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다.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은 150%다. 농협생명의 RBC 비율은 150%를 훌쩍 넘지만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속한 재무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