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악법 ‘사립학교법 개정안’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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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이 사립 초·중·고 교사 채용·징계권 행사
세금으로 재정지원 미끼 ‘私學 자율권’에 재갈
특정 정치이념·역사관 교육현장 침투 막아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31 00:02:02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여당이 밀어붙이는 악법들 중 하나로 사립 초·중·고 신규 교원 채용권을 교육청이 장악하는 게 골자다. 학교운영위원회를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의무화 하고, 교원징계권을 교육청이 가져가는 내용도 들어간다. 사립학교 교원을 교육청에서 맘대로 뽑고 자른다는 것이다. 이게 왜 무서운 사태인지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절실하다.

현 정권의 핵심 세력은 집권 전부터 사학에 적대적이었다. 사학의 대다수가 미션스쿨이다. 선각자들의 사재로 근대교육을 지탱하던 시절 설립됐고, 우리 근현대사의 중요한 일부다. 구미 선진국들과 기독교의 인연으로 일본제국의 직접적 압력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기에 민족교육의 최전선에서 담당했다. 해방 후엔 조국 근대화의 기초였다.

기독교 정신을 건학이념으로 하는 미션스쿨일수록 오늘날 사회주의·친북적 세계관·역사관,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성별 해체·성소수자 옹호의 급진 페미니즘에 단호한 입장이다. 자연히 특정 세력은 이들 사학을 제거해야 할 적폐로 본다.

개신교계가 크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교회총연합과 함께 한국장로교총연합회·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는 입장문을 내고 사립학교 교원 임용의 교육감 위탁 강제라는 위헌적 독소조항 삭제를 촉구했다. 교사 임용권은 사학 자율권의 핵심이다. 이게 없어지면 교육감 성향에 맞는 특정 이념 성향 교사들의 진입을 막을 길이 없다.

학생들에게 반(反)대한민국 역사관 주입은 가속화할 것이다. 대한민국 자체가 부정되는 마당에 백년대계의 훼손을 개탄하는 것조차 사치다. 교총·대한사립학교교장회·한국사립초중고교법인협의회 관계자들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사학계는 해당 법안이 처리될 경우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전교조 해직교사 특채 사건은 공수처에서 수사 중이다. 2018년 이래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중 10명이 전교조 출신이거나 한 몸이고, 4명은 이에 친화적이다. 유치원 및 초·중·고교생의 약 90%가 이들의 영향 하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궁극적으로 이 구도가 개선돼야 하겠지만, 개정안 처리는 정권 교체 후에도 손쓰기 어려운 대못질이다. 교사가 돼선 안 될 인물들이 점점 더 교단을 채우게 된다.

개정안보다 앞서가는 게 이재정 교육감의 경기도교육청 방침이다. 이에 따르면 1차 필기·2차 수업 실연(實演)·집단토의·면접 등 모든 과정을 교육청이 맡아 진행하고 최종합격자를 학교에 통보한다. 교육청에 교원채용 위탁을 하지 않은 도내 사립 초·중·고교 학교법인은 인건비 지원을 못 받는다. 위탁하면 학교당 5000만원 지급이라니 세금으로 ‘사학 길들이기’ 아닌가. 원래 중학의무교육·고교평준화정책 시행으로 수업료 자율권을 통제당한 사학재단의 손실을 국가가 일부 보전해 주는 명목의 지원이었다. 교육당국의 의무에 해당한다.

사학 자율성 침해는 처음이 아니다. 현 정권의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폐지가 대표적이다. 특수고를 2025년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해 시행령까지 개정해 놓았다. 중산층의 수월성 교육을 막아 결국 극소수 최상위와 나머지로 갈리는 양극화, 전반적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사립학교의 존재 의미도 효과도 사라진다. 일부 사학의 비리를 꼬투리 잡아 공공성을 내세워 특정 정치이념·역사관으로 교육계를 재구성하려는 것이다. 미래의 주인공들을 세뇌해 우리 모두의 미래를 끝장내는 일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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