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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로마서 12 : 19>
얼마 전 한 모임에 참석한 필자에게 60대 중반 후배가 느닷없이 “형님 태극기 부대요?”하고 묻는다. 이유를 물으니 양복 상의에 달린 태극기 배지를 보고 하는 소리라며 “거 당장 떼세요. 뭣 하는 짓거리입니까?”라고 했다.
울화가 치밀어 “야, 대한민국 국민이 국기배지를 단 것이 뭐가 잘못됐다는 것이냐, 오히려 세월호 배지 달고 다니는 정치꾼들이 더 이상한 놈들 아닌가?”하고 대응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되면서 모임이 깨진 경우가 있었다.
어찌하다보니 나라의 국기인 태극기도, 애국가도 다 무시되고 행사 때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도 변질된 나라가 되었는지 안타깝다.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끝내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에 대한 지지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일을 맡기겠습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초기에 한 말들이다. 과연 국민들에게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그 공약들이 얼마나 지켜졌을까. 지금 국민 다수는 그 공약들에 대해 헛소리, 거짓말로 들린다고 말한다. 오직 문 대통령이 지킨 것은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공약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며 불만을 터뜨린다.
문 대통령에게 편지 한통을 보내려 한다. 노영민 전 비서실장 말에 의하면 대통령은 신문을 꼼꼼하게 읽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댓글까지 다 본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인지 묻고 싶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서다. 비서실장이 말은 그렇게 했지만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 안에 깊숙이 앉아 계시고 또 측근들의 철통같은 방호로 혹시 모르실 것 같아 한 말씀드리면 지금 청와대 바깥세상은 참으로 어지럽기만 하다.
대체 부모 형제랑 집에서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건지 없다는 건지, 또 통제인원 수는 어떤 근거로 정하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 대통령께서 지난 2년여 동안 듣기 좋은 말씀만 하는 사이에 완전히 꼬여버린 난수표 같은 코로나19 방역대책 덕분에 국민 모두가 고통 받는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겠다.
촌부에 불과하지만 감히 드리고 싶은 말은 대통령이 집권한 후에는 대다수의 일이 ‘내로남불’이란 것이다. 우선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언론통제법, 또는 언론재갈법으로 불리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삶에 지친 국민들이 당장 내 일이 아니라고 방관하는 사이 집권여당이 180석을 무기로 폭주해 버린 그 법안, 새벽 4시에 국회 법사위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키고 본회의만 남겨놓고 있는 것은 알고 계신가.
누군가의 생사가 달린 것도 아니고 긴박한 외교적 결정도, 경제적 문제가 얽인 사안도 아닌데 뭐가 그리 두려워 이렇게 급하게 처리했을까. 그것도 문재인정부 사람들이 적대시하는 보수 언론뿐만 아니라 평소 관보처럼 문재인정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자칭 진보언론, 그리고 친여 성향의 국내 언론단체는 말할 것도 없지만 전 세계 언론단체까지 가세해 모두 우려하는 언론통제법을, 왜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두고 밀고나가려는지 혹 대통령은 그 이유를 알고는 계신가.
국내외 안팎으로 반대가 심하자 기껏 한다는 소리가 언론에 피해를 입는 국민을 생각해서란다. 또 정의당까지 나서 법안에 반대하며 여당의 독주라고 지적하자 민주당 2중대인 열린 민주당 소속이자 문재인 청와대의 두 번째 대변인을 지낸 한겨레 기자 출신 김의겸 의원을 야당이라 우기며 ‘알박기’를 했다. 기가 막히고 헛웃음이 날 지경인거 대통령님은 아셨나.
여 4대 야 2의 대진표. 대통령이 생각해도 게임은 이미 끝난 거 아닌가. 애초에 제대로 된 여야 합의는 커녕 논의하는 시늉조차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더구나 이 법을 강행하는 의원들 보면 기자 출신으로 언론에 대한 증오를 표출한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김의겸 의원은 아마 언론보도만 없었다면 청와대 재직 당시 업무상 비밀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가 드러날 일도 없었고 손해를 보며 집을 팔 이유도 없었을 것이고 그래서 대변인을 불명예스럽게 그만 둘 일도 없었을 거라는 억울한 생각에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 언론을 원망하며 이 같은 적개심을 품는 것은 아니지 모르겠다.
특히 언론통제법을 적극적으로 찬성해온 게 500억원대 횡령, 배임으로 구속된 이상직 전 의원과 허위 서류로 자녀 입시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인 것만 봐도 이런 추측이 결코 비약이 아닐 것으로 생각되는데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이참에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게 있다. 지난 2012년과 2017년 “민주주의의 기본인 언론 자유가 정권을 지켜준다” 던 대통령의 말씀을 굳이 거론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근에도 “언론 자유는 그 누구도 흔들 수 없다”고 말씀 하셨다.
말씀과 행동이 다르시다보니 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대변인으로 1년 넘게 대통령님을 보좌하며 대통령님의 입이 되어 대통령의 생각을 청와대 밖으로 전달해온 대변인 출신이 이렇게 자신이 모시던 대통령님의 발언과 정반대의 말을 마구 쏟아내며 언론통제법 강행에 총대를 메도 되는가.
문 대통령님이 간혹 잘못된 정책에 대해 ‘격노’ 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몇 번 있습니다만, 지금이야말로 대통령님께서 격노하셔야 할 때가 아닌가요. 그런데도 유·불리를 따져 침묵으로 일관하며 시간만 가라는 식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나름 추측을 해보는데 혹 국민 앞에서는 형식으로 ‘언론 자유’를 말하면서도 속내는 김의겸 의원처럼 언론을 ‘오염물질’로 규정해 재갈을 물리는데 동의하시는 건 아닌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냐면 대통령님이 항간의 떠도는 말처럼 ‘퇴임 후 안전장치’ 마련을 위한 차원에서 이런 반민주적이고 구시대적인 악법 통과를 내심 바라고 있는 건 아닌지 많은 국민이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안 바뀌면 다행이고, 설령 바뀌더라도 정권 비리를 들출 언론의 싹을 미리 잘라버리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걱정 된다.
집권당인 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강경지지층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대선은 골수 지지층만으로 치르는 게 아니다. 이대로 밀어붙인다면 폭주하는 민주당과 침묵하는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역사에도 기록될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대통령님이 역대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지 않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물론 본회의에서 통과가 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하면 되겠지만 의심 살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동안 대통령은 유·불리를 따져 언론에 나섰고 격노할 때도 납득이 안 갈 때가 많았다. 정작 격노를 하고 문책을 할 시점에는 침묵으로 일관해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국민에게 실책에 대해 사과를 할 때도 많았지만 측근들의 잘못된 보좌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
더구나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특정인을 위한 특별법이 많이 만들어졌다. 현재 있는 법안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법을 많은 시간 소비해가면서 밀고 나가는 의원들의 모습은 보기에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항간에서 무슨 사건이 터지면 그 사건에 맞는 법들을 제정할 판이라는 비아냥거림의 말들이 무수하게 떠도는 것을 대통령은 아셔야 한다.
또 군인 병장 월급 100만원대로 올린다니 옛날처럼 재래식 무기로 싸우는 건 아니니 오히려 할 일은 없고 남아도는 힘들을 주체하지 못하는 노인들을 재입대시켜 일자리 창출하자는 말이 나온다. 한참 공부하고 일하고, 열심히 연애하고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가정을 꾸려야할 젊은이들을 가둬두니 그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구나 민주당 국회의원 84명이 아프간 사태를 보면서도 미군 철수에 서명했다는 소리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이런 세간의 떠도는 의혹이나 유언비어를 믿고 싶지는 않다. 이 나라를 중국처럼 아예 아무 문제제기가 없는 나라, 혹은 베트남이나 탈레반처럼 무자비한 숙청이 가능한 나라로 만들고자 하는 게 아니라면 ‘미군 철수’, ‘평화협정’, ‘국가보안법 폐지’같은 구호는 더 이상 하지 말고, 대통령은 본회의에 앞서 지금이라도 민주당의 폭거를 멈추게 해주실 것을 민초가 감히 부탁드린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편 119 :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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