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검증 시급한 SK이노 김준의 환경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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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공장 주변서 대기오염 피해사례 속출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 상징성에 눈총 몰려
SK그룹 환경경영 총책임자 김준, 진정성 시험대

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06 00:02:24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로 급부상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ESG 항목 중 접근이 가장 쉽고 일반 대중들의 이해도도 높기 때문이다. 성과의 가시성 역시 뛰어난 편이라 대부분이 환경을 조금만 노력하면 주변으로부터 쉽게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환경 분야 역시 문턱이 낮은 만큼 완벽, 혹은 완벽에 가깝지 않으면 인정받기 어렵다. 환경 분야의 특성상 문제 발생 시 곧장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순간의 방심이나 안일함에 공든 탑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문턱이 가장 낮지만 난이도는 가장 높고 민감한 분야가 바로 환경이다.

국내 대기업 중 ESG경영을 가장 적극 실천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수장인 김준 사장은 이러한 환경 분야의 특성을 몸소 체감 중이다. 자회사인 SK에너지 공장 주변에서 대기오염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으면서 환경경영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해당 공장은 다수의 공장이 위치한 산업단지에 자리해 직접적인 책임 소지에선 벗어나 있지만 그룹이 지닌 상징성 때문인지 화살은 SK이노베이션과 김 사장을 향하고 있다.

문제의 공장이 위치한 지역은 ‘산업의 도시’ 울산이다. SK에너지 공장은 이곳에 소재한 미포산업단지 내에 여러 기업들의 공장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해 있는 만큼 과거부터 미포산단 주변에선 대기오염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앞서 산단 주변에 자리한 여천동 측정소에선 7종 중금속(철·납·구리·망가니즈·카드뮴·크롬·니켈)의 연평균 농도가 상당히 높게 측정되기도 했다. SK에너지 공장의 경우 전국 사업장별 화학물질 배출량(약 7만kg)과 이동량(약 437만kg) 조사에서 20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수십년째 대기오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역 주민 15가구 중 무려 13가구에 암 환자가 존재한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도 나온 적 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제대로 된 조사와 시정 요구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산단 내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가족으로 두고 있어 피해를 호소했다가 자칫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기침 등 호흡기 질환은 온전히 주민들의 몫이었다.

물론 산단 주변 지역민들의 대기오염 피해가 온전히 SK에너지 공장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 산단 내에는 SK에너지 공장 말고도 수많은 화학기업의 공장이 자리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표하는 대기업인 상징성 때문인지 대다수 주민들은 대기오염 피해를 호소하며 SK에너지 공장을 언급하고 있다. SK에너지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겠으나 이렇다 할 조치가 없다보니 상황은 변하지 않고 있다.

만약 다른 기업이라면 주민들의 상황을 침묵하고 넘어가도 지금까지 그래왔듯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SK에너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확히 말하면 SK에너지 모기업 SK이노베이션의 수장이 김 사장이라는 점에서 다른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재계에서 ESG경영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대기업이 바로 SK그룹이고, 그곳에서 환경경영의 총책임자 역할을 맡은 인물이 바로 김 사장인 탓이다.

현재 김 사장은 SK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 중이다. 그래서 SK에너지를 둘러싼 대기오염 유발 기업 오해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김 사장의 환경경영, 나아가 SK그룹 ESG경영의 진정성이 송두리째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SK에너지의 적극적인 오해 해소 노력이 시급하다. 스스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 산단 주면 대기오염 문제와는 무관함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결백을 증명하는 과정이 아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추진하는 환경경영의 진정성을 검증하는 작업이다. 스스로 결백함을 입증하는 모습은 환경경영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될 가능성이 크다. ‘SK그룹 환경경영’ 첨병 김준 사장의 적극적인 진정성 검증 노력을 기대해본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