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中 탈레반 행보에 떨고 있는 아프간 거주 위구르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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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내 위구르족 약 3000명 추정…‘중국 난민’ 신분
“탈레반이 중국 환심 사려 위구르족 넘길까 우려”

허경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06 14:08:53

▲ 탈레반의 친중 행보에 아프간으로 이주한 위구르족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사진은 투한 가족. [CNN 캡처]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과거 아프가니스탄으로 건너간 신장 위구르족이 탈레반이 이 지역을 장악한 후 추방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들이 신장 지역으로 돌아갈 경우 중국정부의 탄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위구르인 투한은 45년 전 가족과 함께 중국 서부 신장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넘어왔다.

투한은 CNN과 인터뷰에서 “탈레반에게 위구르족이란 정체를 들키는 것은 시간문제다”며 “중국으로 돌아가면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아프간에 거주하고 있는 수많은 위구르족들은 여전히 이 지역에서 불안정한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탈레반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언제든 이들을 추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지워싱턴대 교수이자 ‘위구르족의 전쟁’의 저자 숀 로버츠에 따르면 이슬람을 종교로 갖고 있는 수많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사람들은 1949년 공산당이 해당 지역을 장악한 이후 정부의 탄압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

특히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진행된 중국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 많은 위구르인들이 신장 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프간으로 이주했고 현재 3000명 이상이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아프간 시민권을 보유하지 못한 채 중국 난민으로 분류되고 있다. 터키로 간 위구르족 한 남성은 “아프간에서 나오고 싶어하는 위구르족 100여명을 알고 있다”며 “탈레반이 중국과 뒷거래로 협상해 위구르족을 중국으로 돌려보낼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츠 교수는 “아프간이 대부분의 국제사회가 재정적 지원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적 인정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중국의 환심을 사려 할 이유가 많다”며 “이것이 현재 아프간에 거주하는 위구르인들이 중국으로의 복귀를 두려워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철군 이후 탈레반의 중국을 향한 구애는 더욱 심화됐다. 지난주 탈레반 대변인은 중국 국영방송 CGT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우리 이웃 가운데 매우 중요하고 강력한 국가다”며 긴밀한 관계를 촉구했다.

중국 역시 탈레반을 향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우장하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가 아프간 카불에 있는 중국 대사관을 유지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우 부장조리는 “(중국은) 아프간 지역 내 안보와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치료 등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계속하고 증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허경진 기자 kjhe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