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방역보다 백신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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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위드 코로나로 가는 길

허경진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08 00:02:38

민족 대명절 추석이 성큼 다가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예년과 같은 명절 분위기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그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4차 대유행 속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정부는 최근 추석 연휴기간 동안 일부 방역 지침을 완화해 최대 8명까지 가족 간 만남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13일부터 26일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동안 예방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가족 내 최대 8명 모임이 가능하다. 다만 1차 접종자나 미접종자는 종전 방역 지침과 마찬가지로 4인까지만 허용된다.

현행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는 10월 3일까지 연장된다.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다. 수도권 등의 식당·카페의 영업시간은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연장된다. 사적 모임은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최대 6명까지 가능하다. 비수도권에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8명까지다. 이번 방역 지침 조정은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 등을 고려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앞으로 한 달간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되면 다음달부터 일상에 가까운 방향으로 방역조치를 더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2주간의 방역관리가 4차 유행 극복의 갈림길이다”고 강조했다. 추석 연휴기간의 성과를 예의주시해 강화할지 완화할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일주일간(지난달 29일∼이달 4일)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하루 평균 1671명으로 전주보다 30명이 줄었다. 이번 추석이 새로운 유행의 시발점이 될 것인지 우려도 나올 수 있겠지만 이제는 민족의 명절 분위기도 반납할 정도로 우리 국민의 방역 준수 의식은 이미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그보다는 정부가 현재 34% 수준인 접종률에 속도를 높여 위드 코로나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역학·자기조직연구소 연구팀은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 완화는 백신 접종 속도에 맞춰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금까지 우리 국민은 공동체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억누르며 방역지침을 잘 지켜왔다. 이번 추석에도 방역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제 위드 코로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안정적인 백신 수급과 접종률 제고다.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방역 로드맵을 설계하고 국민 모두가 방역 전환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

허경진 kjhe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