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군 활약 영화 상영 논란…野 “영등위, 中 홍보기관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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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중공군 ‘영웅적 활약상’ 그린 ‘1953 금성 대전투’ 이달 상영
“한국군 안 나와” 해명에도 中 “한국군 피로 물들인 전투” 설명
유승민 “文, ‘中 높은 산봉우리’라더니 침략자 영화까지 허가”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08 00:03:00

6·25전쟁 당시 국군을 공격해 사상자 약 9000명을 발생시켰던 중공군의 ‘영웅적 활약상’을 그린 영화가 16일부터 국내에 상영될 예정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중국 홍보기관이냐” 등 비판이 쏟아졌다.

7일 영등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1953 금성 대전투’(원제 금강천)라는 중국 영화에 대해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 부여됐다. 이 영화는 6·25전쟁 막바지이던 1953년 7월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일대에서 벌어진 금성전투를 그렸다. ‘전랑’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우징(吳京)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중국 현지에서는 지난해 10월 개봉했다.

북한의 남침으로 벌어진 6·25 당시 중공군은 북한 지원을 위해 의용병으로 위장한 뒤 참전했다. 이후 휴전 협상 와중에 대대적 공세를 벌여 금성전투를 일으켰다. 중공군 인해전술 앞에 후퇴했던 국군은 다시 북진해 일부 지역을 수복했지만 결과적으로 첫 주둔지에서 남쪽으로 약 4㎞ 후퇴했다.

국군 사상자는 전사자 1701명, 부상자 7548명 등을 합쳐 약 9000명에 달했으며 포로 혹은 실종자도 4136명에 이르렀다. 우리가 잃은 땅은 193㎢였다.

이 영화의 국내 등급 분류 신청사는 경기 일산에 주소지를 둔 W사로 알려졌다. W사 대표는 “영화에는 미군과 중국군의 대결만 나오고 한국군은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抗美援朝) 70주년을 기념하는 이 영화는 의용군 전사들이 ‘적’과 아군의 전력 격차가 현격한 상황에서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억척같이 싸워 나가는 영웅적 행위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는 “미군의 무자비한 폭격과 함께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의 대규모 공세가 시작된다. 인민군 공병대는 결사 항전을 준비했다. 금강천을 ‘한국군 사단의 피’로 물들인 인민군 최후의 전투다”는 내용의 포스터도 찾아볼 수 있다.

야권에서는 해당 영화 상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자신의 SNS에서 “이런 영화에 관람 등극을 내 준 영등위는 대한민국 국가기관이냐, 중국 홍보기관이냐”며 “한국은 작은 나라,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굴욕적 발언에 아직도 국민 속은 부글부글 끓는다. 이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을 침략한 중공 찬양 영화를 우리 안방에서 보라는 거냐”고 일갈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같은날 자신의 SNS를 통해 “영화 홍보포스터에는 ‘금강천을 한국군 사단의 피로 물들인 인민군 최후의 전투’라고 적혀 있다”며 “영화는 전사자 1701명, 부상자 7548명, 포로와 실종자가 4136명이었던 금성전투를 철저히 중국과 북한의 시각으로 제작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화에 대한 판단과 비판은 시청자들의 몫이다”면서도 “청소년들에게 침략 전쟁에 가담한 중국 인민군을 영웅으로 묘사한 영화를 보여주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