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몰래 가입됐나”… 신용카드 리볼빙 ‘소비자 경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제2금융

리볼빙 이용 늘면서 민원 지속발생… 금감원, “대금 결제 미루기로 오인 말아야”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12 14:15:00

#. A씨는 카드 상담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으로부터 “리볼빙 서비스에 가입하면 수수료 없이 차후에 사용금액을 납입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이에 응했다. 이후 카드 사용금액이 쓴 내역과 달라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매월 수수료를 납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카드사는 A씨가 동의를 했다고 하지만 A씨는 수수료가 있다는 사실을 고지받지 못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신용카드 리볼빙(revolving)’ 이용자 수와 이용금액이 늘면서 민원도 함께 늘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신용카드 리볼빙은 카드 대금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를 다음 달로 넘기면 이월 금액에 이자가 붙는 방식으로, 표준약관상 정식 명칭은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다.

12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리볼빙 이용자수는 274만명, 이용금액은 6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6월말 기준 전업 카드사가 리볼빙 이용자에게 적용한 이자율은 평균 17.3%로 상당히 높았다.

리볼빙 이용이 증가하면서 신청하지 않았는데도 리볼빙에 가입됐다거나 무이자 서비스로 안내받았다는 등의 불완전판매 민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올해 6월말까지 금감원이 접수한 리볼빙 관련 민원은 54건에 달했다.

금감원에 접수된 리볼빙 관련 민원 중에는 나도 모르게 가입됐다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 설명 부족, 소비자 오인, 만기 후 자동갱신 등 다양한 사유로 소비자가 리볼빙 약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금감원은 설명했다.

단순히 대금 결제를 미룰 수 있는 서비스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았다. 주로 카드모집인이나 텔레마케팅을 통해 리볼빙에 가입할 경우 충분히 설명을 듣지 않거나 안내문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신의 결제계좌에 잔고가 있거나 다른 자금이 있는데도 리볼빙 이용 조건을 몰라 리볼빙으로 결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약정결제비율을 100%로 설정하지 않으면 잔고가 있어도 설정한 만큼만 결제되고, 나머지는 리볼빙으로 결제된다.

금감원은 소비자 유의사항으로 먼저 잦은 리볼빙 사용은 상환 계획 없이 수입을 초과해 소비하는 잘못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사회초년생 등 금융경험이 부족한 경우 상환능력을 초과한 리볼빙 사용으로 신용불량이 되는 등 금융거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리볼빙 누적 또는 연체 등으로 신용상태가 악화되는 경우 이용한도가 감액될 수 있다. 연체 등으로 리볼빙 약정의 기한이익을 상실하거나 약관상 리볼빙 중단 사유에 해당되면 리볼빙 이용금액 전액을 일시 상환해야 할 수도 있다.

금감원은 신용카드 결제액이 부족한 경우 더 나은 조건의 자금이 있다면 먼저 사용하고, 불가피하게 리볼빙을 이용하는 경우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기간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수시로 자신의 리볼빙 잔액을 확인하고, 상환자금이 마련될 때마다 잔액을 줄여나가는 습관이 필요하다. 리볼빙은 언제든지 상환할 수 있고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볼빙 가입여부를 수시 확인하고, 원하지 않았는데 가입되어 있으면 카드사 고객센터 등을 통해 해지 요청이 필요하다”면서 “리볼빙에 가입할 때 제공하는 안내문을 꼼꼼히 확인해 충분히 이해한 후 가입을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자신의 결제계좌에 잔고가 있거나 다른 자금이 있었는데도, 리볼빙 이용조건을 몰라 리볼빙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리볼빙 사용 전 이용조건을 확인하고, 신용상태 개선사유 발생시 리볼빙 금리인하요구권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