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시간에 테슬라 홍보’…공공기관 도덕적해이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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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안전공사 간부, 테슬라 홍보·유튜브 채널 운영 통해 4.5억원 넘게 수익
산업기술시험원 직원, 교육훈련 사업비 명목으로 약 4억원 가량 사익 편취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12 13:40:16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의 고위 간부가 업무 시간에 특정 기업의 차량을 홍보해주고 4억50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아 해임된 사실이 드러났다.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2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한국전기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전기안전공사의 한 고위 간부는 테슬라 차량을 홍보하는 내용의 영상을 촬영·제작한 뒤 이를 업무 시간에 블로그에 게재했다가 감사에 걸렸다.

관련 콘텐츠로 구독자 수가 1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해 온 해당 간부는 2017년부터 약 3년 5개월 간 900만원 가량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테슬라의 리퍼럴 마케팅(제3자가 나서 고객을 소개해주는 마케팅 기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약 4억5000만원의 향응을 받은 사실도 밝혀졌다.

전기안전공사는 해당 간부가 테슬라 차량을 홍보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취하는 것이 영리 행위임을 명백하게 인지해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수익이 발생한 유튜브 채널 운영 행위에 대해선 겸직 제한에 위배된다고 봤다.

이에 공공기관운영법 및 임직원 행동강령에 근거해 성실의무, 청렴의무, 영리업무 금지 및 겸직금지 의무 등을 위반을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해당 간부를 해임했다.

그러나 간부는 1억8000만원의 퇴직금을 전부 수령했다. 규정 상 업무와 관련해 중대한 과실로 징계 해임된 자에게는 퇴직금의 절반을 감액 지급해야 하지만 감액된 금액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법정 최저기준액보다 적으면 감액 없이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한 직원은 미취업자 대상 교육훈련 사업을 운영하면서 2015년 3월 9일부터 지난해 4월 23일까지 사업비 총 3억9600만원을 편취한 사실이 내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해당 직원은 교육과정에 쓰이지 않는 실습 재료를 구매한다는 명목으로 사업비를 받아놓고 이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산업기술시험원은 지난해 7월 해당 직원을 해임 조치하는 한편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법기관에 고발했다.

이 의원은 “전기 인프라와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공공기관 직원이 근무시간에 업무와 관련 없는 일을 하며 수억원에 달하는 영리 활동을 하고 거액의 회사 사업비를 빼돌린 행위는 현 정부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튜브 활동의 경우 시장이 커지는 만큼 공공기관이나 공직자 대상 세부 지침이나 규정을 선제적으로 만들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