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장기화된 국경봉쇄로 인해 의약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기근을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업체 해킹 및 마약 판매를 통한 제약산업 부활 등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 폐쇄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식량난을 물론 의약품 기근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의약품조차 구할 수 없어 쓰러지는 사람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의약품 기근을 타개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해킹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해킹을 통해 의약품 제조 방법 등을 얻어 자체 생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부족한 의약품, 국경 폐쇄로 씨 말라…마취제 없이 수술 받아야
북한은 다수의 의약품을 중국을 통해 들여오고 있다. 사회주의 보건체계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이지만 고가의 약품이나 약품제조 기술 부족으로 생산하지 못하는 의약품 대부분을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수급했다.
병원에서는 노동당 간부나 부자들에게 의약품을 선(先)지급 하는 등 비리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북한이 가장 잘살았던 시절인 김일성 재임기간에도 일반 주민들은 중요한 약품을 장에서 직접 구입해 사용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과 무역을 중단함에 따라 의약품 수급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북한 현지 소식통은 스카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북한 대도시들에서도 의약품 구입이 어려워 환자들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 2018년 1월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평양 제약공장을 현지지도했다며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평양 제약공장은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신약들을 생산해내고 있는 제약회사이다. [사진=뉴시스]
심지어 경제특구인 신의주, 수도인 평양에서 조차 기본적인 의약품을 구하지 못해 고열과 복통, 설사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지난해부터 막혀버린 북·중친선다리(신의주-단둥)로 인해 중국 의약품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또 코로나 방역을 강화하며 개인 위주로 진행되던 소규모 밀수조차 전면 통제된 상황이다”면서 “링겔(수액)마저 살 곳이 없다. 웃돈을 주고 마니또르(뇌진탕 치료 약품)나 링겔, 그 외 진통제와 마취제를 구입하려 해도 없으니 살 수가 없다.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도 마취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교역 단절이 2년째 지속되면서 대도시에서도 의약품을 찾아보기 힘든 형국이다”며 “신의주 사람들은 의약품이 부족하면 중국에서 사오는 것을 당연시 했는데 국경이 막히다 보니 평양에서 사오려 하고 있다. 하지만 평양도 약이 없기는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북한 만수무강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했던 김지형(가명)씨는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북한은 대부분의 신약 및 의약품 수급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북한 내에서는 한약을 만들고 있는데 이것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흥남신약공장과 순천제약공장 등에서 1990년대까지 의약품 등을 생산했지만 이후 낙후된 기계설비와 제약 기술 부족으로 인해 그마저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북한 주민들의 고통의 원인은 북한이 신약, 의약품을 생산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해외에 100% 의존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위조약품 제조 위한 해킹 공격…마약으로 번 돈도 투입
의약품 기근에 시달리는 북한은 지난 8월, 중국으로부터 300만달러 규모의 의약품을 수입했다. 하지만 매우 적은 양이라 북한 고위층도 충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북한이 위조약품 제조를 위해 글로벌 제약사 해킹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올해 초 발간한 ‘2021 세계위협보고서(Global Threat Report)’를 통해 북한 해킹 조직이 코로나19 관련 문서를 미끼로 미국의 의료 및 제약 업체를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에게 둘러싸여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티비]
또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9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공작기관의 지원을 받는 해커집단 라자루스 소속 ‘미로천리마’조직과 ‘침묵의천리마’조직이 아스트라제네카와 셀트리온 등의 제약사를 해킹했다고 밝혔다. 특히 침묵의천리마 조직은 최근 다수의 글로벌 제약업체를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북한 해커조직들이 지속적으로 해킹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부당한 방법까지 동원해 의약품 생산을 시도하려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함흥 화학공업단지에서의 필로폰 계열의 마약, 일명 ‘빙두’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마약으로 돈을 벌어 제약공장들의 설비를 현대화하고 그를 바탕으로 위조 의약품 제조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의과대학 출신 최명진(가명) 전문의는 “북한에서 2014년까지 ‘빙두’라고 불리는 마약 생산을 계속해왔다”면서 “대부분 함흥에 있는 화학공업단지 내 과학자들이 공장을 돌릴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마약을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를 다시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마약 생산량을 늘린다는 것이다. 마약 판매로 외화를 충당하고 있다는 것은 수익 중 일부 의약품 실험하는 등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이러한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부정한 방법을 써서라도 죽은 제약산업을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울 
광주 
)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