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지원금 데이터, 지역화폐 개선에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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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김학형 국제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17 08:02:40

독일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은 자신의 책 <권리를 위한 투쟁>에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을 남겼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그 권리로 인한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의미다. 자기 밥그릇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됐다. 관심이 적다면 벌써 다섯 번째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2~4차 재난지원금은 저소득층, 소상공인, 특수고용직 등 특정 대상을 지원했으니 체감 상 거의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경우는 두 번째인 셈이다.

5차 재난지원금에는 국민 88%에 지급되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말고도 ‘저소득층 추가 국민지원금’,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소상공인 손실보상’, ‘상생소비지원금’이 더 있다. 언뜻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지만 취재 과정과 일상에서 모르는 이들을 적잖이 만났기에 굳이 언급했다.

저마다 사정이 있을 거라 짐작해 ‘권리’, ‘밥그릇’ 따위의 언급을 삼갔다. 현실적인 조언까지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 같은 이른바 ‘꼰대질’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의 영향도 없지 않았다. 더욱이 신세계를 발견한 마냥 자세한 내용을 물어오는 이에게 핀잔을 줄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들 중 한 명이 던진 “왜 그냥 현금을 줘서 알아서 쓰게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답한다.

이번에 지급되는 1인당 25만원은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과 거의 같다. 지역화폐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듯 코로나로 침체된 국민 경제를 지원한다. 때문에 어디에 소비할지 모르는 현금보다 사는 곳 주변에서 사용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지역화폐 형태를 택했다. 단 저소득층에 추가 지급되는 1인당 10만원은 현금이다.

따라서 사용 장소, 방법 등은 지역화폐와 같다. 다행히 1차 재난지원금 때와 달리 여러 검색 포털과 신용카드사 등에서 사용 가능처를 표시한 지도를 제공한다. 경험 상 자신의 영업점이 사용처에 해당하는 것을 모르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문의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지역화폐와 차이점은 주의할 점이기도 하다. 지역화폐는 지자체별 다르지만 일정액 이상 사용하면 현금으로 돌려받기도 하지만 국민지원금은 현금으로 바꿀 수도 없고 많이 썼다고 거슬러 받을 수도 없다. 올해 안에 다 쓰지 않으면 정부에 환수돼 없어진다.

또한 지역화폐는 타 지역 거주민이어도 구입해 쓸 수 있다. 발행된 지역 내에서 쓰기만 하면 된다. 여행자 등에게 많이 알려진 절약법이지만 여전히 잘 모르는 이들도 많다. 어디 갈 때마다 해당 지역화폐를 구입·사용하는 일은 분명 번거롭다. 그럼에도 내 부모, 내 이웃, 우리 지역의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생각으로, 지역화폐 사용을 고려하길 당부한다. 아울러 국민지원금 지급 관련 데이터가 지역화폐의 효율성, 부작용 등의 문제를 개선하는 데 쓰이길 바란다.

김학형 국제팀장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