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공부문 50.6조 적자… 11년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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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정부 44.4조·중앙정부 72.8조 적자… ‘사상최대’
재난지원금 등 코로나 대응위한 경상 이전지출 늘어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16 14:39:33

▲ 지난해 코로나 대응을 위한 재난지원금 등 경상이전지출이 크게 늘면서 공공부문에서 50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첫 날인 13일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시민들이 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다. [사진=이종원 대기자]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공공부문(일반정부+공기업)의 적자가 세계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정부가 지난해 4차례에 걸친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50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58조원의 적자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공공부문 수지는 2014년 흑자로 전환한 이후 3년 연속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가 2018년과 2019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 적자 규모가 커진 이유는 총지출 증가액이 총수입 증가액을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총수입은 조세수입 및 공기업 매출이 감소하면서 883조4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0.6%(4조9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쳐 2007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반면 총지출은 70조2000억원(8.1%)나 급증한 934조원을 기록했다. 최종소비지출과 사회수혜금이 증가세를 지속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방역 및 4차례에 걸친 ‘재난지원금’ 지급 등 이전지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 적자 규모는 44조4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62조8000억원이나 급감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중앙정부가 72조8000억원 적자를 냈고 지방정부도 9조9000억원 적자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일반정부와 중앙정부 모두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적자다. 중앙정부는 법인세 등 조세수입이 감소한 데다 코로나 방역 및 재난지원금 지급 등 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지방정부는 지방세 수입 증가에도 민간이전 등 지출이 더 크게 늘어난 탓이다. 반면 사회보장기금은 수입과 지출이 비슷하게 늘어 전년 수준인 38조3000억원의 흑자를 유지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을 포함한 비금융공기업은 7조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2019년보다 적자 폭이 소폭(4000억원) 확대됐다. 수입은 운송, 관광, 에너지 관련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감소했고, 지출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중간소비를 중심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은 1조1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3조2000억원을 기록한 2019년보다 흑자 규모가 축소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0.5%를 지속하면서 저금리로 인해 이자 수입 등 재산소득이 감소했고, 총지출도 경상이전지출 소폭 증가에도 이자 지급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는 명목GDP(1933조2000억원) 대비 -2.6%를 기록했다. 2019년(0.8%)보다 3.4%p나 줄었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공공부문의 수지는 명목GDP 대비 -4.6%였다. 우리나라의 명목GDP 대비 공공부문 수지는 영국(-12.4%), 호주(-13.5%)보단 높았고 스위스(-2.6%)보단 낮았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