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경제고통지수, 서민경제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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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View]-경제고통지수

이창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24 00:02:30

우리가 흔히 신문이나 뉴스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경제용어가 있다. 여러 가지 용어가 있겠지만 그 중 대표적으로 ‘경제고통지수’가 있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객관적인 수치로 보여주는 것으로 ‘물가상승률+실업률’로 나타낸다. 이 두 가지 요소가 높을수록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과 삶이 팍팍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서민들과 취약계층에 커다란 고통을 떠안기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3월 1.5%에서 4월 2.3%로 2%를 넘어선 이후 △5월 2.6% △6월 2.4% △7월 2.6% 등 5개월 연속 2%대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처럼 2%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진 것은 2017년 1~5월 이후 4년 만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2.6%)은 2012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그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다. 생활물가지수는 3.4%, 신선식품지수는 4.1% 올랐다. 달걀 가격이 전년도에 비해 54.6% 올랐고 돼지고기는 11.0% 상승하면서 농축수산물이 7.8% 상승했다. 이밖에도 공동주택관리비(5.3%), 전세(2.2%) 등 서비스 물가도 1.7% 올랐다.

소득이 감소하거나 제자리인 상황에서 고(高)물가는 서민경제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른바 ‘월급 빼고는 다 올랐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간 정부는 2%대 물가상승률을 ‘일시적 현상’이라 단정지으며 하반기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런데도 5개월 연속 2%대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실업률 역시 마찬가지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시장’ 동향을 두고 정부에선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수가 51만8000명 늘어나며 5개월 연속 50만명 이상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공언한다. 구체적으로 연령별 고용률의 경우 15세~64세 고용률은 66.9%로 전년 동월 대비 1.0%p 상승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의 경우 45.2%로 전년 동월 대비 2.3%p 상승했으며 65세 이상 고용률은 37.0%로 전년 동월 대비 1.1%p 상승했다.

그러나 여기엔 한 가지 오점이 있다. 정부가 청년과 노인층 대상으로 공공 일자리를 집중 공급하면서 이들 연령대 고용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여진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청년 체감실업률은 25.1%에 달했으며, 청년 구직단념자도 2015년 대비 18.3% 증가해 21만 9000명에 이른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취업난은 날로 더 심각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일시적, 양호, 회복세 등의 괜찮아지고 있다는 식의 공치사가 주를 이룬다. 정부는 보여주기식 물가관리 대책과 공공 일자리 확대 말고 민간 일자리 확충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대로 방치해뒀다간 ‘고통의 시간’만 더 길어질 뿐이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긍정적인 부분만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이창현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