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상장법인 5곳, 내부회계 감사 결과 ‘비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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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규모 5000억 이상 413곳 점검… 전기 대비 비적정 비율 감소
금감원 “회계법인 자문 등 물적·인적 인프라 확보… 대응시간 충분”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23 15:53:12

내부회계관리제도(이하 내부회계) 감사 결과 자산 5000억원 이상 상장법인 중 5곳이 ‘비적정’ 의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회계는 신뢰성 있는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기 위해 설계·운영되는 내부통제제도를 의미한다.

23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2020회계연도 상장법인 내부회계 감사의견을 점검한 결과 자산규모 5000억원 이상 상장법인 413곳 중 비적정 의견을 받은 곳은 5곳(1.2%)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부적정(중요한 취약점 발견)이 4곳, 의견거절(범위 제한) 1곳이었다.

비적정 의견 비율은 전기 2조원 이상 상장법인 160곳 중 4곳(2.5%) 비교해 감소했다. 감사 대상이 253사 증가했음에도 비적정 의견 비율이 감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5000억원 이상 중대형 상장법인 대부분이 내부회계 감사에 대비하려고 회계법인에 자문해 내부회계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상대적으로 풍부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갖췄다”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해 내부회계 감사에 대응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2019회계연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2조원 이상(2019년) △5000억원∼2조원(2020년) △1000억원∼5000억원(2022년) △1000억원 미만(2023년) 등 단계적으로 ‘감사’로 전환된다. 내부회계 운영범위도 개별회사 재무정보에서 연결회사 재무정보로 △2조원 이상(2023년) △5000억원∼2조원(2024년) △5000억원 미만(2025년) 등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같은 기간 내부회계 감사 대상 상장법인 중 감사위원회의 평가 결과 중요한 취약점을 공시한 회사는 1곳으로 전기와 같았다. 외부감사인이 내부회계 비적정의견(중요한 취약점 발견 또는 범위제한)을 표명한 상장법인 5곳 중 4곳의 경우 감사(위원회)는 적정하게 설계·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감사위가 외부감사인과 소통하며 평가해야 함에도 불구 중요한 취약점 평가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했다.

2020회계연도 내부회계 비적정의견 상장법인의 중요한 취약점 12건은 대부분 재무제표 작성 프로세스 관련 통제 미비점(11건)이었다. 지난해와 달리 내부통제 본질 요소 1건 및 회계정보 전반 통제 1건 등 관련 중요한 취약점 지적이 지적됐다. 2019회계연도의 중요한 취약점은 8건 모두 재무제표 작성 프로세스 관련 사항이었다.

감사건수 기준 내부회계 감사 수행 상위 9개 회계법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유의적 미비점에서도 재무제표 작성 프로세스 관련이 61.8%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유의적 미비점은 감사의견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취약점은 아니지만 회사 지배기구 등이 주목해야 할 통제미비점으로, 재무제표 작성 프로세스 외에도 다양한 유형을 지적하는 추세다.

내부회계 비적정의견을 받은 5곳 중 2곳은 재무제표 감사에서도 비적정의견, 3곳은 적정의견을 받았다. 2곳은 감사 시 지적된 중요한 취약점 등이 재무제표 감사범위 제한으로 이어져 의견거절 또는 한정의견을 받았다.

금감원은 중대형 상장법인에 대한 내부회계 감사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 중인 것으로 자평했다. 성공 요인으로 ‘경영진의 관심’과 ‘전사적 지원’ 등이 지목됐다.

금융당국은 내부회계 감사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지원 지속하는 한편,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기업의 어려움을 감안해 연결 내부회계 시행시기를 자산 규모에 따라 1년 연기할 예정이다. 내부회계 감리도 시행일부터 2~3년 동안은 계도 위주로 운영해 자발적인 제도 보완 및 내부역량 제고 기회를 부여할 방침이다. 개별·별도 재무제표는 3년간, 연결 재무제표는 2년간 계도위주 운영한다.

이재훈 금감원 회계관리국 팀장은 “감사(위원회)는 독립적으로 내부회계 평가를 수행하고, 외부감사인과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한 뒤 평가의견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한 회계정보 이용자들은 재무제표 감사의견과 별도로 표명되는 내부회계 감사의견이 갖는 정보효과를 충분히 이해하고 의사결정 시 이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딧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내부회계 감사 도입 2년차인 2005년 비적정의견 비율은 12.6%에 달했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비적정의견 평균비율도 6.2%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상장법인 전체에 대한 감사결과로 자산 규모 5000억원 이상 중대형 상장법인만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와의 단순 비교는 무리이나, 향후 우리도 상장법인 전체로 대상을 확대하면 비적정의견 비율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