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3월부터 화폐교환 기준 변경… “무조건 신권 교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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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연도·기번호 화폐 노린 교환… 대기시간 증가 등 각종 불편 초래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26 12:15:30

내년 3월부터 은행 등을 통해 기존의 화폐를 신권으로 바꾸는 것이 제한된다. 화폐교환 서비스가 특정 연도·기번호 화폐를 얻을 목적 등으로 악용되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은행(한은)은 “화폐교환 업무에 적용할 교환 기준을 뚜렷하게 제시함으로써 원래 취지에 더욱 부합하도록 화폐교환 제도를 운영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권·화종별 화폐 수요의 충족, 깨끗한 화폐의 유통 등을 통해 국민들의 화폐사용 편의를 제고하고자 ‘한국은행법’에 의거 대국민 화폐교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법 제52조는 ‘사정이 허용하는 한 권종 간 교환 요구에 따라야 하며 통용에 부적합할 경우 새 화폐(新券)으로 교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 화폐교환창구를 통해 환수된 화폐 중 통용에 적합한 화폐는 79.6%에 달하며, 교환 지급된 화폐 중 제조화폐가 차지하는 비중은 89.0%를 기록했다.

하지만 제조화폐 위주로 교환이 이뤄짐에 따라 화폐교환 제도가 당초 취지를 벗어났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제조화폐 위주로 교환 지급이 이루어짐에 따라 상태가 양호한 화폐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제조화폐 취득을 목적으로 한 교환 요청이 대다수를 차지해왔다. 특정 기번호 은행권, 특정연도 제조주화 취득 등을 위해 반복적으로 화폐교환창구를 방문해 동 서비스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일부 고객들로 인해 창구 혼란, 대기시간 증가 등 각종 불편이 초래됐다.

이에 따라 한은은 화폐교환 시 교환 요청 화폐의 상태에 따라 원칙적으로 △통용에 적합한 화폐는 사용화폐로 △통용에 적합하지 않은 화폐는 제조화폐로 지급할 계획이다.

사용화폐는 시중에서 유통되다 금융기관 및 교환 창구를 통해 한국은행으로 환수된 후 위조·변조 화폐 색출, 청결도 판정 등 화폐정사 과정을 거친 재발행이 가능한 화폐를 가리킨다. 제조화폐는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조해 한국은행에 납품·보관되다가 시중에 최초로 발행되는 화폐를 말한다.

다만 통용에 적합한 화폐의 교환 요청 시에도 명절 등 특수한 경우 제조화폐로 지급할 수 있다. 제조화폐 지급은 불요불급한 신권 선호 완화, 추가 화폐제조에 따른 사회적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일정 한도 내로 제한한다. 훼손·오염 등으로 통용에 부적합한 화폐라 할지라도 교환규모, 손상과정, 고의 훼손 여부 등을 고려해 사용화폐로 지급 가능토록 예외를 뒀다.

새 화폐교환 기준은 내년 3월 2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행에 앞서 충분한 준비 기간을 두고 다양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통해 새 화폐교환 기준을 적극적으로 안내함으로써 그동안 화폐교환 서비스를 이용해 왔던 국민들의 혼선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