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5개월 앞두고 南北 무슨 이벤트 준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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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묵인·종전선언·정상회담·통신선에 和答
“도발 이유 없다” 평화공세도 6·25 직전과 비슷
‘대화 갈구 미끼’ 가스라이팅 당하기 경계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01 03:02:02

9월 12·13일 북한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 15일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 문재인 대통령 면담·남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북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21일 문 대통령 ‘종전선언’ 제안, 북한 김여정 종전선언·남북정상회담 호응하며 ‘이중기준’ 철회 요구, 28일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북한 김정은 10월 초 남북 통신연락선 재복원 의사 표명. 뭔가 냄새가 난다.

대통령 선거 4~5개월을 앞둔 올해 10~11월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한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오래전부터 나돌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와 미·중 갈등으로 시 주석의 방한은 일찌감치 물 건너갔고, 남은 건 김정은의 방한뿐이다.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분석하면 이런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음이 감지된다.

문 대통령이 참관한 15일 SLBM 시험발사가 주목된다. 국군의날 행사도 야밤에 하는 등 극도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던 문 대통령의 첨단무기 시험장 참관과 언론 공개는 매우 이례적이었다. 28일엔 SLBM 탑재가 가능한 3000톤급 잠수함 신채호함 진수 사진도 공개했다. 북한은 이런 것들을 빌미로 자신들의 무기 개발을 정당화하고 한·미를 향해 이중기준 철회를 따지듯 몰아붙이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 요인들의 담화엔 북한 비핵화 관련 내용이 빠지기 일쑤다. 미·일은 물론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영국·프랑스 등 전 세계의 큰 관심사항인 북핵과 미사일 성능 개선 문제를 당사국인 대한민국이 외면하니 국제사회가 우리나라를 사시(斜視)로 보는 것이다.

1년 5개월 만에 마이크 앞에 선 김정은은 그제 “우리는 남조선을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 남조선은 북조선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망상과 위기의식·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6·25 남침 직전 총선거·요인 교환 등 위장 평화공세를 펼치던 북한의 과거 행태가 오버랩 된다. 경계가 필요하다.

시종 ‘북한 바라기’ 행태를 보이고 있는 청와대는 기다렸다는 듯이 “통신선 복원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1단계이자 첫 징검다리”라며 “김정은 총비서의 공개 지시로 전에 비해 더 안전하고 튼튼한 징검다리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측이 끊었다 이었다 하는 통신선을 다시 이어준다니 감읍한 모양새다.

전문가는 지금의 상황을 북한이 문재인정부를 가스라이팅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한다. 안보전문가 신범철 박사는 북한은 남측이 갈구하는 대화를 미끼로 우리 정부를 가스라이팅 해 이참에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하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적확한 분석이다.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금지시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해도 한국 정부는 계속 수위를 조절할 것이므로 마음대로 갖고 놀아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큰 정치 이벤트가 아쉬운 문 정부와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지지도가 급전직하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흔들어보겠다는 속셈도 읽힌다.

김정은은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서도 “이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풀리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종전선언이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하는 발언이다.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모르나 이래저래 문 정부만 북한에 끌려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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