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올리는 임대료, 관리비로 충당…억지 규제가 만든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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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신고제, 상한제 피하기 위해 관리비 인상 집주인 늘어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06 12:56:17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월세 시세가 상승하는 와중에도 임대 시세를 올리지 못하게 되자 집주인들이 관리비를 올려 상승 임대료 분을 충당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인과 임차인 보호하기 위해 내놓은 임대차 3법이 부작용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임대차 3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신고제) 시행 이후, 이 같은 조치로 올리지 못하는 임대료를 충당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임대차3법 중 ‘전·월세 신고제’에 따르면 월세 30만원 이상이 신고 대상이다. 또 ‘계약갱신청구법’에는 임대차 계약 갱신 시에 전월세 보증금과 임대료를 최대 5%까지만 인상할 수 있게 돼 있다.

이 같은 규제는 전·월세 시세가 폭등하고 있는 시장 상황에도 임대료는 올리지 못하는 시장 왜곡 현상을 나타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서울 아파트 3.3㎡당 전셋값은 1490만원이었으나 올해 1월 1910만원으로 전년 대비 28.2% 상승했다. 전셋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이 발동된 계약분들은 임대료을 맞추지 못하다 보니 관리비 인상 등을 통해 시세 맞추기에 돌입한 집주인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소 의원실에 따르면 이 같은 이유로 임대료를 30만원에서 1만원이 빠진 29만원으로 설정해두고 관리비를 인상해 전·월세 신고 대상에서도 빠지고 임대료도 올리는 집주인들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동주택관리법상 50세대 이하의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비 관리 내역 등을 임차인들에게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임차 세대 3분의 2 이상이 모여 서면 동의할 경우, 임대인이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관리정보 시스템에 공개하게끔 돼 있지만, 원룸, 다가구주택의 경우 이웃 간 교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서면 동의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임차인들을 보고하고자 만들어진 임대차 3법이 부작용만 더 키운 꼴이 된 것이다.

다수의 전문가는 시장 원리를 무시하는 수준의 규제 정책은 부작용만 나타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임대차 3법 도입이 시장 저항을 만들다보니 가격 폭등을 일으키고, 가격 이 상승한 와중에 기존 계약에 묶인 집주인들은 관리비 인상 등을 통해 키 맞추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원리를 무시한 과도한 규제 정책은 왜곡현상을 일으켜 결국은 주거 약자 피해만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태용 기자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