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리유저블 컵데이’ 이벤트의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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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Talk]-친환경 마케팅

임소율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08 00:02:30

최근 스타벅스코리아는 ‘리유저블컵 데이’를 열었다. 리유저블 컵데이는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 1일)을 기념하는 행사다. 스타벅스의 지속가능성 가치와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 사용 권장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하지만 해당 이벤트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딱 하루만 리유저블 컵데이 행사를 진행한 스타벅스는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담긴 무료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판매했다. 스타벅스는 많은 고객들의 참여를 위해 음료 20잔으로 구매제한을 두었다.

최대 20잔으로 한정된 수량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리유저블 컵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는 리유저블 컵을 받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매장에서는 무려 1시간 이상 대기는 물론이고, 비대면 전용 홈페이지에서 주문이 폭주한 탓에 스타벅스 홈페이지 접속까지 지연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러나 단 한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 사용을 권장하면서도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프로필렌(PP) 리유저블 컵을 제공하는 이벤트가 모순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절감을 위한 종이빨대와 친환경 텀블러, 모닝백 등을 비취하고 있는 매장의 색깔과는 어긋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 캠페인 행사가 오히려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 SNS 댓글에서 한 네티즌은 “리유저블컵 재사용 안하면 일회용 컵보다 더 환경오염인 건 아시죠”라고 반문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오늘 만들어낸 플라스틱 컵이 어마어마한데,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반으로 줄인다구요, 말이 앞뒤가 맞지 않네요”라고 지적했다.

식음료 업계에서 친환경 활동의 선봉자로 불리는 스타벅스가 매번 굿즈 마케팅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머 레디백·페어’를 제공하는 지난해 행사에서도 한 소비자가 무료 제공하는 레디백을 가져가기 위해 음료 300잔을 버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매장의 입장에서 좀 더 많은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행사였으나, 사후 일어날 부작용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밖에 풀이되지 않는다.

이번 ‘리유저블 컵데이’행사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가 지구촌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진행했지만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예컨대 친환경 차원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취지였다면, 리유저블컵 대신에 텀블러를 지참한 고객들에게 음료 가격을 할인해 주는 방법 등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마련책들이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임소율 sy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