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번 나라에 세금 낸다”…글로벌 136개국 디지털세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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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 1’ 초과이익 배분 비율 25% 확정…‘필라 2’ 글로벌 최저한세율 15% 확정
삼성전자·SK 하이닉스 ‘필라 1’ 과세 대상…‘필라 2’는 한국 기업 다수 적용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0 11:38:32

▲ 글로벌 136개국이 '디지털세' 최종 합의문을 채택하고 2023년부터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디지털세 '필라 1' 과세 대상인 삼성전자 서초사옥. ⓒ스카이데일리

글로벌 136개국이 ‘디지털세’ 도입에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매출은 발생하지만 충분히 과세하지 못했던 거대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권 확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OECD/G20 포괄적 이행체계(IF)는 8일(현지 시각) 제13차 총회를 개최하고 필라 1·2 최종합의문 및 시행계획을 논의한 결과 IF 140개국 중 136개국의 지지를 얻어 ‘디지털세’ 최종 합의문을 대외 공개했다.

디지털세는 다국적 기업들이 해당 국가에 사업장을 두지 않고서도 수익 창출이 가능한 것을 이용해 본사를 세율이 낮은 국가에 두고 수익을 본사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절세 행위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필라 1은 규모가 크고 이익률이 높은 다국적 기업 초과 이윤 일부에 대한 과세권을 시장소재국에 배분하는 제도다. 연결매출액 200억 유로 및 이익률 10% 이상 기준을 충족하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에 적용된다. 7월 20~30% 수준으로 논의되던 초과이익 배분 비율이 25%로 결정됐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필라 1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라1 시행 시 기존 디지털서비스세 및 유사 과세는 폐지하고 향후에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에 운영 중인 제도의 철폐 방안에 대해서는 회원국들의 의견을 반영해 적절히 조율할 예정이다.

필라 2는 조세회피처 등을 활용한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차단을 목표로 한다. 기존에 최소 15% 이상으로 논의되던 글로벌 최저한세율이 이번 합의를 통해 15%로 확정됐다. 필라 2는 매출 기준 1조원 이상 기업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다수의 국내 기업들이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형자산 장부가치 및 급여의 5%를 과세표준에서 공제하고 경과 기간 10년 동안은 유형자산 장부가치의 8%, 급여의 10%를 공제하되 공제 비율은 첫 5년간 연간 0.2%p씩 감소하고 마지막 5년간은 유형자산은 연간 0.4%p씩, 급여는 연간 0.8%p씩 감소한다.

OECD/G20 IF는 최종 합의문에 시행 계획을 첨부해 2023년 필라 1, 2 시행을 위한 향후 잔여 작업방식 및 시한을 확정할 계획이다.

필라 1의 경우 내년 초 다자협정과 모델 규정을 마련하고 내년 중순 서명식 후 국내 비준 및 입법해 2023년 발표한다. 필라 2의 경우 내달 모델 규정을 마련하고 내년에 국내법을 개정해 2023년 시행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합의는 4년간의 치열한 다자협의 끝에 역사적인 글로벌 조세 개혁의 골격을 최종 완성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필라 1을 통해 시장소재국에 과세권을 재배분함으로써 우리나라에서 매출은 발생하지만 그간 충분히 과세하지 못했던 거대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권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필라 2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으로 국가 간 무분별한 조세 경쟁을 방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