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측 “이재명 과반 미달” 사실상 경선 불복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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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당규 적용 정세균·김두관 무효표 처리에 이의 제기
“제대로 적용하면 明 49.32% 득표… 결선투표 진행해야”
淵 지지자 반발 극심… 내홍 심화, 탈당·분당 가능성도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1 15:21:00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측이 대선후보 경선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과 일부 당원들도 경선 결과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권리당원 모임.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 측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과반 득표를 인정한 대선후보 경선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분당 가능성까지 점치기도 한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이낙연캠프 측 인사들인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제20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경선 결과 상황 진단 및 경선 무효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 민주당 의원의 득표를 무효표로 집계한 것을 문제삼으며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발표된 3차 국민선거인단투표에서 이 지사는 28.3%를, 이 전 대표는 62.3%를 득표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발표된 서울지역 경선까지 합친 누적득표율은 이 지사 50.29%, 이 전 대표 39.14%로 이 지사가 과반 득표에 성공함에 따라 결선투표 없이 민주당 20대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은 이는 당규를 잘못 적용한 것으로, 옳게 적용할 경우 이 지사의 실제 누적득표율은 49.32%로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는 민주당 특별당규 제59조다. 59조 1항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사퇴한 후에 얻은 표는 무효지만 사퇴 전에 얻은 표는 유효표라는 게 이 전 대표 측의 해석이다.

즉 정 전 총리가 사퇴한 지난달 13일 이전에 정 전 총리에게 투표한 2만3731표와 김 의원이 사퇴한 지난달 27일 이전에 김 의원에게 투표한 4411표는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므로 당연히 유효표라는 것이다.

또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경선 투표에서 공표된 개표결과를 단순합산해 유효투표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는 특별당규 60조 1항을 근거로 정 전 총리, 김 의원 사퇴 이전의 표는 선관위가 유효투표로 공표했으며 이후 무효라고 별도 공표나 의결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 측은 이번 경선에서 후보 사퇴로 인한 무효표는 선관위가 발표한 2만8399표가 아니라 김 의원이 사퇴한 이후에 제주와 부산·울산·경남에서 얻은 257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당 지도부는 즉시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당헌당규 위반을 바로잡는 절차를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며 “편향과 선입견을 내려놓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결정해야 한다. 원팀을 바라는 모든 당원과 지지자, 의원들의 충정을 담아 간곡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도 불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 대선경선이 마무리된 10일 민주당 당사에 모여 경선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집단항의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사사오입’이라는 비판까지 내놓고 있다.

‘민주당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단체는 11일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후보 경선 일정 및 규칙은 많은 당원들의 의견이 무시된 채 지도부의 독단으로 정해졌으며 특정후보의 유불리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많았다”며 “사퇴 발표 후 발생한 사퇴자의 표에 대한 해석을 사퇴 발표 전 정당하게 받은 표에 적용해 제도의 취지를 훼손시켰다”고 비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대선경선 결과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11일 이 지사와 함께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처럼 대한민국 집권여당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며 “이 당헌당규는 제가 당 대표일 때 만든 것이 아니고 이해찬 전 대표 때 만들어져서 지난해 8월 이 전 대표를 선출하던 전당대회 때 통과된 특별 당규다. 이 전 대표를 선출하면서 전 당원 투표에 의해 통과된 특별당규에 근거해 대통령선거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이의제기된 것들은 선관위나 당 기구의 공식 절차를 통해 처리할 것이다”면서도 “저희는 어제 이재명 후보를 20대 대통령 후보자로 선포했고 추천장을 공식적으로 수여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그리고 당 지도부간의 갈등이 지속될 경우 법적 다툼까지 갈 수 있으며 지지자들 간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분당 혹은 탈당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성우 기자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