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내가 천화동인 1호 실소유”…‘그분’ 소유설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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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그분’ 등 실소유주 물망…추측 분분
金, 피의자 신분 檢 출석하며 “녹취록 왜곡”
‘그분’ 실소유 정황 포착 시 수사확대 불가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1 14:02:51

▲ 성남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사진)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진상규명에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누구인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는 “내가 실소유주다”며 ‘제3자설’을 부인했지만 야당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특검 협조를 촉구했다.

김 씨는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는 저다”며 “지금 제기되는 여러 의혹은 수익금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녹음하고 편집한 녹취록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또 “각자 분담할 비용을 부풀리면서 사실이 아닌 말이 오갔지만 불법자금이 거래된 적은 없다. 검찰 수사에서 계좌추적 등 자금 입‧출금을 철저히 수사하면 많은 의혹이 해소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천화동인 1호 지분은 김 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가 100％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천화동인 5호 대주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대화 녹취록에서 김 씨는 “천화동인 1호가 내 것이 아닌 것을 다들 알지 않나.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의) 절반은 ‘그분’ 것이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분’이 이 지사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유 전 사장 직무대행 측근인 정민용 변호사는 검찰에 낸 자술서에서 “유 전 사장 직무대행이 천화동인 1호는 자기 것이고 김 씨에게 차명으로 맡겨놨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씨가 자신보다 나이 어린 유 전 사장 직무대행을 존칭할 가능성은 낮기에 ‘그분’이 김 씨나 유 전 사장 직무대행보다 ‘윗선’인 인물을 가리킨 것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됐다. 때문에 검찰은 제3자가 실소유주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녹취록에는 ‘배당금이 정치자금으로 사용됐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 수익으로 1208억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유 전 사장 직무대행이 실소유주로 확인돼 해당 배당금이 지급된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가 화천대유‧관계사 측에 유리하도록 사업을 설계하고 직접 수혜를 입었다는 혐의를 받게 될 전망이다.

반대로 ‘그분’이 실소유주인 정황이 포착되면 수사 확대는 불가피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사를 겨냥해 “대장동과 관련해 아무 말 대잔치로 일관하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등 ‘거울 속 본인’을 바라보고 하는 듯한 발언만 하니 민심이 차갑게 돌아선다”며 “이 지사는 하루빨리 특검을 받아 본인 관련 의혹들 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출석한 김 씨는 향후 마라톤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씨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마치고 수사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한 시민은 “이 도둑O아, 땅값 후려치고 분양가 바가지 씌우는 이 못된 OO야”라고 소리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