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南·美 주적 아니라면서도 한반도 긴장 원인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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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의 군 현대화 비판…“北 군사력 증대, 南 겨냥한 것 아냐”
“美,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없어…주적, 美 아닌 전쟁”
자위권 사수 강조…대북전문가 “대북협상 위한 유화 제스처”

한대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2 13:32:30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11일 3대혁명 전시관에서 개막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과 미국에 대해 주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으로 남한과 미국을 지목했다.

12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개최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기념연설에서 “조선반도(한반도)에 조성된 불안정한 현 정세 하에서 우리의 군사력을 그에 상응하게 부단히 키우는 것은 우리 혁명의 시대적 요구이고 우리들이 혁명과 미래 앞에 걸머진 지상의 책무로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누구도 다칠 수 없는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계속 강화해나가는 것은 우리 당의 드팀없는 최중대 정책이고 목표이며 드팀없는 의지이다”며 “우선 강해지고 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남한의 군 현대와 작업을 한반도 긴장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과 남한의 스텔스 전투기, 고고도 무인정찰기,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이후 미사일 개발 등을 지적하며 “도가 넘을 정도로 노골화되는 남조선의 군비 현대화 시도이며 더 위험한 것은 그들의 군비 현대화 명분과 위선적이며 강도적인 이중적 태도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남한이 북한 무기 개발을 ‘무력도발’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반공화국 목소리를 솔선 선창하는 데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남조선에서 도발과 위협이라는 단어를 대북전용술어로 쓰고 상대방에 대한 불공평을 조장하고 감정을 손상시키는 이중적이고 비논리적이며 강도적인 태도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계속 우리의 자위적 권리까지 훼손시키려고 할 경우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한 행동으로 맞설 것이다”고 경고했다.

한반도 긴장 고조를 남한 측의 책임으로 돌린 김 위원장은 북한의 국방력 강화가 남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발언했다. 그는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는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해서도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며 “미국은 아직까지도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써 지역의 긴장을 산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면서 “평화를 위한 그 어떤 대외적인 우리의 노력이 절대로 자위권 포기로 연결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대북제재 해제를 위한 비핵화엔 흥미가 없으며 전쟁억지를 위한 핵개발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북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유화 제스처를 통해 대북제재 협상을 이끌어 내려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손광주 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은 “최근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적대시정책과 북한에 대한 이중기준 철회다”며 “일단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면서 미국에 대북제재를 완화하면 협상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손 전 이사장은 유화 제스처와 동시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핵포기를 할 생각이 없으며 미국을 향해 자신들이 핵보유국임을 인정해 달라고 하는 일관된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대의 기자 du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