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 낮은 기업,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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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유동화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비등록 유동화도 공시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2 14:16:30

▲ 12일 금융위원회는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자산유동화법)’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신용등급이 낮거나 없는 기업들도 유동화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자산유동화를 활용해 보다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장래에 발생할 채권이나 지식재산권 등도 유동화 대상자산에 포함돼 자금조달 범위가 넓어진다. 아울러 유동화증권에 대한 공시 의무도 강화돼 리스크 관리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12일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자산유동화법)’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자산유동화란 금융회사, 일반기업 등이 보유한 비유동성 자산을 시장에서 거래가 용이한 증권으로 전환해 현금화하는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자산유동화법 개정안은 자산유동화 제도를 합리적으로 정비해 자산유동화를 활용한 기업 자금조달을 보다 활성화하고 유동화증권에 대한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해 잠재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등록유동화 증권 발행 시 기업 신용도에 ‘BB등급 이상’의 제한을 두고 있어 우량자산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신용도가 낮거나 없는 기업의 활용이 제한됐다. 유동화증권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신용도를 기준으로 발행되므로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유동화증권 발행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는 신용도 요건을 폐지해 다수의 기업이 등록유동화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도록 자산유동화법 개정안을 개정했다. 단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외부감사를 받는 법인 중 일정요건을 갖춘 자’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한 자산유동화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자산 및 구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도 마련했다. 유동화 대상자산의 범위를 ‘장래에 발생할 채권’, ‘지식재산권’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자산이 유동화될 수 있고 복수의 자산보유자가 유동화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유동화전문회사가 다수 기업으로부터 자산을 받아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멀티셀러(multi-seller)’ 유동화도 허용한다.

현재 유동화 대상자산을 ‘채권·부동산 기타의 재산권’으로 정의하고 있어 장래자산·무체재산권 등의 포함여부가 불분명했다. 복수의 자산보유자(유동화증권 발행기업)가 참여하는 유동화 구조의 가능 여부와 관련해 법률적으로도 명확하지 않았다.

아울러 자산유동화 등록절차를 간소화했다. 유동화전문회사(SPC)가 자산보유자에게 유동화자산을 반환하거나 유동화자산에 담보권을 설정할 때는 등록 의무를 임의규정으로 완화함으로써 절차적 업무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동화자산의 자산관리자 자격도 정비했다. 자산관리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채권추심업 허가만 받으면 자산관리자가 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다만 자산관리자는 선관주의·투자자이익 보호의무가 있고 채권 추심 업무를 할 때 ‘신용정보법’상 관련 조항을 준수해야 한다.

‘자산유동화법’ 상 인센티브도 확대하기로 했다. 담보권(질권·저당권) 취득 특례의 범위를 확대해 질권·저당권부 채권의 반환 또는 해당 채권을 대상으로 담보신탁한 경우에도 별도 등기 없이 효력이 발생하도록 했다. 또한 SPC의 법적 형태를 주식회사까지 확대하고 이익준비금 적립의무가 면제됨을 명시했다. 기초자산 관련 정보(채무자 정보)를 투자자 등에게 제공하는 것과 관련한 법적 불확실성도 해소했다.

정보제공 강화 및 위험부담 의무화해 리스크 관리

유동화증권에 대한 정보제공도 강화된다. 현재 자산유동화법상 등록·공시되는 등록유동화와 달리 비(非)등록유동화의 경우 임의공시로 운영되고 있어 중요 정보 누락, 부정확한 정보 공시 등 한계가 많았다.

앞으로는 유동화증권 발행 시 발행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해 유동화증권 공시체계를 정립했다. 공개 대상 정보는 △발행명세(발행금액·만기 등) △거래 참여기관 정보(자산보유자·실질 자금조달자·자산관리자 등) △기초자산 정보 △신용보강 정보 등이다.

또한 자산보유자 등 자금조달 주체의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해 유동화증권의 신용위험을 분담(5% 수준의 지분 보유)토록 했다. 다만 탄력적인 제도 운영을 위해 공적기관이 보증한 증권, 신용위험이 낮은 증권 등에 대해서는 규제 적용을 면제한다. 규제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위험분담 정보를 공개하고 의무위반 시 과징을 부과토록 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