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조차 외면하는 민노총, 변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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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 노조 개혁 목소리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5 00:02:30

최근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 시위가 있었다. 민주노총은 트럭 시위 진행 이틀 전인 10월 5일에 ‘스타벅스 직원들에게는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면 민주노총은 언제든지 달려가서 지원하겠다”며 “민주노총은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해 열심히 연대하고 투쟁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타벅스 트럭 시위 측은 민주노총과 선을 그었다. 트럭 시위 대표자는 “트럭 시위는 노조가 아니며 민주노총은 트럭 시위와 교섭을 시도하지 말라”며 “트럭 시위를 민주노총의 이익 추구를 위해 이용하고 변질시키지 말아달라”고 대답하며 민주노총의 참여를 거부했다.

스타벅스 트럭시위는 외부 세력이 침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고 이 때문에 외부 세력이 침투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따로 하기도 했다. 여기서 언급되는 외부 세력이란 결국 흔히 ‘귀족노조’ 혹은 ‘강성노조’로 통칭되는 민주노총 세력이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과연 민주노총이 정말로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민주노총의 주기적인 파업과 무리한 요구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노동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과 냉소만 불러왔다.

그래서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노조와 노동 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과 먼저 싸워야 했다. 민주노총이 관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해명을 해야 했고 자신들이 민주노총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민주노총과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다. 트럭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매장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소비자의 피해도 없었고 교통 정체를 일으키거나 소음을 발생시키지도 않았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도 이들의 평화적인 요구에 개선 의지를 밝히고 대책을 약속했다. 이들에게는 민주노총이 필요하지 않았다.

최근 MZ세대 노조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도 민주노총이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대변하고 있지 않다는 반증과 다름없다. 이들은 기존 노조가 자신들의 권리를 제대로 대변해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새로운 노조를 설립했다. 기존 노조가 중시하던 정년 연장 등이 아니라 공정을 자신들의 가치로 삼았다.

교섭 단위 분리 등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존 노조가 필요 없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권영세 의원실이 발표한 ‘MZ세대 노조 인식’ 관련 블라인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22.9%만이 노동조합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활동이 문제가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4.7%에 불과했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민주노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며 그들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도 못한다. 기존 민주노총의 노선에 동의하는 사람은 일터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방식의 노동 운동을 원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면 과연 민주노총은 노동자에게 필요한가. 민주노총은 지금 누군가에게 민주노총이 필요하다고 말할 때가 아니다.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이 필요하다고 다시 말할 수 있도록 변화된 모습을 보일 때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