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문턱 높이고 기업대출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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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3개 금융기관 조사 결과… 비은행권도 대출 강화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8 13:52:43

가계의 은행 대출 문턱이 4분기(10~12월)에 더욱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가계의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내은행의 대출에 대한 태도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대폭 강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도 모든 업권에서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모두 203개 금융기관의 여신 담당자들은 국내은행의 경우 4분기 대출태도가 기업대출에 대해 완화로 전환되고 가계대출에 대해 강화 기조가 지속되리라 전망했다. 대기업의 경우 영업실적 개선 기대를, 중소기업의 경우 중소법인 및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 연장 등을 대출태도 완화 요인으로 꼽았다. 가계대출 대출태도는 지금의 관리 강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신용위험은 기업·가계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가계의 신용위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취약차주의 소득개선 지연 우려,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전 분기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수요는 기업대출의 증가세 유지, 가계대출의 보합 내지 감소를 예상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4분기 대출태도는 모든 업권에서 상당한 폭으로 강화될 것으로 점쳤다. 상호금융조합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부동산·건설업에 대한 여신한도 규제 도입 방침 등으로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신용카드사, 상호저축은행, 생명보험사도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가능성 등으로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봤다.

4분기 신용위험은 모든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지속으로 인한 중소법인·자영업자의 수익성 악화,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을 차주의 신용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평가했다.

대출수요는 생명보험사를 제외한 대부분 업권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 대출규제 영향에 힘입어 비은행 대출 수요가 늘지만 금리 상승 우려 등으로 증가폭이 제한적이며, 생명보험사는 보합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대출수요는 주택자금 수요가 보합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일반자금 수요는 대출금리 상승 우려 등의 영향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업의 경우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운전자금 확보와 설비투자 확대 등으로 자금 수요가 이어지는 등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5일부터 28일까지 전자설문 조사(일부 우편) 및 인터뷰로 진행됐다. 국내은행 17개, 상호저축은행 26개, 신용카드회사 8개, 생명보험사 10개, 상호금융조합 142개 등 금융기관 203개 가운데 200명의 여신업무 책임담당자가 참여해, 응답률 98.5%를 보였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