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압수수색 전 성남의뜰 회의록 폐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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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뜰 대표, 지인에 ‘삭제하고 PC 교체’
“늑장수사 檢, 증거인멸 시간 줬나” 비판↑
野 “기밀자료라도 되나…신속히 공개하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8 14:22:38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성남의뜰 이사회 회의록을 삭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13일 성남시민연대·행동하는자유시민 등 주최로 성남시청 앞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특검 촉구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 대표가 지인과의 통화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성남의뜰 이사회 회의록을 삭제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고재환 성남의뜰 대표와 성균관대 법대 동문인 변호사 A씨에 따르면 고 대표는 14일 A씨와 20여분 간 통화하면서 ‘성남의뜰 자산관리사(AMC)인 화천대유가 검찰 압수수색 전에 성남의뜰 이사회 회의록 등 관련 자료들을 삭제했고 사무실 컴퓨터도 교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료 삭제 얘기를 화천대유 측에서 들었다. 화천대유에서 이사회 회의를 주재했기에 관련 자료도 화천대유가 모두 관리해왔다’고 덧붙였다.

A씨는 “고 씨가 당시 통화에서 ‘성남의뜰 이사회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관계자들이 참여했는데 자주 참석하며 회의를 주도한 사람이 있었다. 당시는 누군지 몰랐는데 최근 언론에 나오는 얼굴을 보니 유동규 전 (성남도공) 본부장이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성남도공은 성남의뜰에 우선주 50％+1주를 보유한 공공부문 파트너로 참여했다.

검찰은 대장동 의혹 언론보도 16일만인 지난 9월29일에야 화천대유 본사, 성남도공, 유 전 본부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성남의뜰에 이어 성남시청에 대해서도 수사팀 구성 2주만에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과 A씨 증언 등을 두고 의혹 관련자들의 증거 인멸‧조작 시간을 검찰이 벌어다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회의록에는 유 전 본부장 등 성남도공 관계자들이 ‘화천대유 이익 몰아주기’에 동조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해당 회의록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진상을 파악할 증거로 여겨져 왔다. 화천대유‧성남도공 등은 성남시의회의 회의록 공개 요구에 “영업상 비밀 및 개인정보가 포함됐고 비밀유지 의무 위배 시 법적책임이 따를 수 있다”며 거부해왔다.

고 대표는 A씨 증언 내용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화천대유는 법률대리인인 방정숙 변호사를 통해 내놓은 입장문에서 “성남의뜰 이사회 회의록 삭제 주장은 사실무근으로 컴퓨터를 교체한 사실도 없다. 회의록은 성남도공‧성남의뜰 모두 보유하고 있기에 폐기할 이유도 없다”고 부인했다.

야당은 회의록 사본이라도 공개할 것을 끝까지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13명은 13일 경기 수원 경기도청을 항의방문하고 회의록을 포함한 ‘2021년 대장동 관련 국정감사 미제출 자료 목록’을 전달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대장동 사태 관련 자료를 행정안전위원회에서 76건, 정무위에서 56건, 국토위에서 82건을 요청했는데 단 한 건도 오지 않았다. 대장동 관련 자료가 국가안보 또는 사생활 사안이라도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의원은 대장동 주민 등과 함께 성남시에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관련 정보공개청구서를 제출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