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설계사 26명 제재… 포경 수술도 질병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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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프라임에셋·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대리점 포함
허위 진료·입원비 청구 사기 여전… 등록 취소·업무 정지 등 처분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9 14:04:15

국내 주요 보험사 및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의 보험사기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보험가입자가 아닌 보험 계약의 한 주체가 저지른 범죄라는 점에서 보험업계 전반의 각성과 재발 방지 노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전·현직 보험설계사 26명에 대해 보험계약자 의무를 위반해 등록 취소 또는 90~180일 업무 정지 등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 보험설계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 메리츠화재, NH농협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와 엠금융서비스, 프라임에셋 등 법인보험대리점(GA)을 비롯해 20군데 가량에서 근무했거나 소속돼 있었다. 회사별로 제재받은 인원을 보면 삼성생명과 프라임에셋 보험대리점이 각각 3명으로 가장 많고 나머지 보험사들은 1명 정도다.

사기 수법을 보면 전통적인 허위 진료비 및 입원비 청구 사기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NH농협손해보험의 한 전직 보험설계사는 지인들과 공모해 고의로 자동차 접촉사고를 내는 수법으로 2017년 4월부터 2018년 2월까지 5개 보험사로부터 43회에 걸쳐 보험금 1463만원을 챙겼다.

엠금융서비스의 한 보험설계사는 2019년 자기 아들의 포경 수술을 ‘귀두포피염’이라는 허위 진단서를 꾸며 3개 보험사에서 총 760만원을 탔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 설계사는 2017년 7~11월간 허위 입·퇴원 확인서로 보험금을 청구해 4개 보험사에서 415만원을 수령했다.

신한생명 설계사는 2016년 5~10월간 허위 진료 기록부와 부풀린 진료비 영수증을 제출해 5회에 걸쳐 보험금 356만원을 가로챘고, 메리츠화재 설계사는 2017년 입·퇴원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제출해 3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141만원을 편취했다.

세안뱅크 보험 대리점의 보험설계사는 2016년 약관상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닌 비타민 주사를 맞았음에도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면역력 강화제를 처방받은 것처럼 허위 진단서를 받아 보험금 124만원을 받았다.

이 밖에 현대해상의 한 설계사는 2016년 홀인원 축하 자리를 카드로 결제한 뒤 즉시 취소해놓고 카드 영수증을 제출하는 수법으로 보험금 485만원을 챙겼고, 프라임에셋 설계사는 2016년 여행 중 휴대전화 화면이 깨진 것처럼 신고해 5개 보험사에서 100만원을 받았다.

3명이 덜미를 잡힌 삼성생명의 경우 설계사 A씨는 2016년 실제보다 부풀린 진료비 영수증으로 152만원을 챙겼고, B씨는 두 차례 무릎 치료를 4회 부풀려 보험금 받으려다 미수에 그쳤다. C씨는 2016년 치아 2개에 치조골 이식술을 받아놓고 2회에 걸친 수술을 받은 것처럼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적발됐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