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독려보다 불안 해소 먼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데일리 Talk]-백신 부작용

백신 접종 독려보다 불안 해소 먼저

허경진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1 00:02: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백신 부작용과 관련된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이자 1차 접종 후 하루아침에 제 남편과 두 아이의 아빠를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기저질환도 없고 비흡연자에 건강한 만 35세 남편(두 아이의 아빠)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뒤 14일 만에 사망했다”며 “죽음의 원인을 밝히고자 부검 의뢰를 했고, 약 2달을 기다려야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부디 접종 후 생길 수 있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대책방안과 구체적인 매뉴얼을 마련해 달라”며 “국가의 적극적인 보호가 간절하다”고 토로했다.

해당 청원은 19일 기준 3만7297명의 동의를 얻었다. 그만큼 국민 사이에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널리 퍼져있단 의미다. 실제로 18일 시작된 16~17세 청소년과 임신부 백신 접종은 사뭇 딴판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5일 시작된 청소년 백신 접종 예약은 대상자 90만명 중 49만명만이 접종을 신청하며 55.1%의 예약률에 그쳤다. 특히 임신부의 경우 대상자 추산치 13만6000명 중 1.9%인 2568명만이 접종을 희망했다.

그러나 정부는 위드 코로나의 전환을 강조하며 백신 접종률 제고에만 관심을 쏟을 뿐 이상증세를 보인 국민들에 대한 관심이나 불안감을 가진 국민들에게 이를 해소할 만한 메시지는 내놓고 있지 않다.

문 대통령은 15일 이달 말 예정된 해외 순방을 위해 코로나19 추가 예방접종(부스터샷)을 접종한 후 “오늘 하루 다수의 일정들을 정상적으로 수행했고, 추가 접종을 해 보니 크게 힘들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접종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도 “정부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코로나19 확산세를 조기에 차단하면서 우리의 방역·의료체계 안에서 상황을 관리해 내고, 백신접종 속도를 가속화해 접종률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의심돼 신고 된 사례는 총 32만3018건이다. 아나필락시스 등 중대한 이상반응을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을 신고한 사례는 1만2000건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사망 신고 된 사례는 환자 상태가 사망으로 변경된 323건을 포함해 1110건에 달한다.

백신의 궁극적 목표는 결국 질병의 종식이고 이를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 ‘집단면역’이다. 백신 접종자들이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를 위해 백신을 맞는 이유다. 국민적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했을 때 정부가 추진하는 위드 코로나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 진정 위드 코로나를 원한다면 계속해서 불거지는 이상반응에 대해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허경진 kjhe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