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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국책은행장 부적절 발언 논란

끊임없이 구설수 만드는 이동걸 산은 회장

기사입력 2021-10-21 00:02:45

 
▲ 한원석 금융부 차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는 한 의원의 질문에 “금융기관, 금융산업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1154배나 되는 수익을 올린 대장동 사업에 대한 국책은행의 수장의 의견이라고 보기 힘든 발언이다. 이에 의원의 추궁이 이어지자 “일방적으로 제 의견을 강요하지 말라”고도 반박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여야 모두 질타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도둑설계가 불가능하게 하는 고민을 깊이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고, 윤재옥 정무위원장도 발언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윤 위원장이 정정 기회를 부여하자 이 회장은 “이론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지 현실세계에서 자주 나타난다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은 아니다”라며 그제서야 자신의 말을 주워 담았다.
 
이동걸 회장이 정제되지 못한 발언으로 인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적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이 회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가자’ 외치면 ‘20년’으로 답해달라”는 건배사를 제안했다. 문제는 이 건배사가 이 전 대표의 ‘집권 20년론’을 거론하면서 나온 점이다. 당시는 이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지 불과 열흘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산업은행 수장의 연임은 이형구 전 총재 이후 26년 만이다.
 
이에 대해 야당인 국민의힘을 비롯한 정치권에서 ‘기업 자금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산업은행법 제17조는 ‘한국산업은행의 임원 등은 형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벌칙을 적용할 때에는 공무원으로 본다’며 공무원 의제 규정을 두고 있다. 준(準)공무원으로 본 것이어서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 의무가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회장은 “정치원로의 노고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한 건배사로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사과했다.
 
이보다 1년 전인 2019년 9월에는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도 정부에 건의해 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내부에서 아무런 논의없이 나온 이 회장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알려졌지만 파장은 컸다. 수출입은행측은 “이게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고, 수출입은행 노동조합조차도 “타 국책금융기관을 비하하고 흔들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이 발언은 수출입은행장이 공석일 때 나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대우건설 매각 문제와 관련해서 이동걸 회장의 소신 발언은 힘을 잃는 모양새다. 대우건설 입찰에서 2조3000억원을 써낸 중흥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차점자와의 매각대금 격차가 너무 크다’며 재입찰을 요구해 결국 2조1000억원에 재선정됐다. 이에 대해 ‘국가계약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산업은행 측은 “국가계약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가 모든 것을 주관한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해명에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대우건설 회생에 사실상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3조원 넘게 투입된 데다, 산업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가 산업은행 경영진의 의지에 거스르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리란 것은 초등학생도 짐작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지난달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법률적으로 큰 문제없다고 보고 받았다”고 밝힌데 이어 올해 국감에 출석해서도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적법한 절차로 진행했고 나쁜 결정이 아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이 회장은 2017년 취임 일성으로 “KDB산업은행의 개혁을 이끌겠다”며 “엄정한 원칙 아래 투명한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연 대우건설 매각과정에서 이 회장이 강조한 ‘엄정한 원칙’과 ‘투명한 절차’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최대 국책은행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이어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자기 소신만 내세우고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도 정작 본인이 내세운 원칙에 위배되는 일에 눈을 감는 건 최대 국책은행 수장으로서의 자세가 아닐 것이다. 아울러 국책은행 수장의 끝없는 ‘설화(舌禍)’는 자칫 정부의 경제정책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동걸 회장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한원석 기자 / , wshan@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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