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이재명 지사 떳떳하면 특검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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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민간 1조6000억, 市환수 10% 불과”
“모범적 공익사업 아닌 민간 혜택 토건부패”
친정부 성향 現 검찰 수사로는 불신 안 풀려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1 00:02:01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사건을 놓고 여야 간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서로 ‘비리의 몸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체적 진실을 밝혀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하는 게 본질이다. 한데 지금의 검찰·경찰 수사로는 특검 수사 요구 여론이 잠재워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강하다.

제1야당 국민의힘이야 진즉부터 특검 도입을 요구해왔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특검 불가피론이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상민 의원은 “아무리 경찰, 검찰이 한다고 해도 종국적으로 특검으로 안 갈 수가 없다”며 “저희가 맞불 작전으로 확 먼저 특검을 도입하는 것도 괜찮지 않느냐”라고 말해 민주당에서 최초 특검론자가 됐다.

이 의원이 우려했듯 아무리 경찰과 검찰이 수사를 한다 해도 불신이 사그러들지 않는다. 경찰은 4월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법인 계좌에서 현금 수십억 원이 인출되는 수상한 자금 흐름이 담긴 금융 자료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넘겨받고도 5개월 동안 조사를 하지 않았다.

검찰 또한 소극적인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자 뒤늦게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만들어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이는 검찰 안팎에서 요구받았던 특별수사본부와는 차원이 다른, 김오수 검찰총장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지휘를 받는 수사팀일 뿐이다. 더욱이 수사팀에는 친 정권 성향의 검사들이 포진했다. 여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이 사건을 과연 지금의 수사팀이 엄정하게 파헤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풀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여당 정치인이 법무부 장관 자리에 있고, 김오수 검찰 자체가 그의 영향력 하에 있다.

상황이 이렇기에 우리 사회 대표적 시민단체 중 하나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성남시 등이 강제수용한 나라 땅을 민간에 넘겨 1조6000억원의 부당이득을 안겼다며 대장동 개발사업의 부패는 빙산의 일각으로 특검을 통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경실련 분석 결과, 대장동 개발사업의 추정 이익은 택지 매각 이익 7243억원, 아파트 분양 이익 1조968억원을 더한 1조8211억원으로 나타났다. 1조8211억원의 개발이익 중 성남시가 환수한 금액은 1830억원으로 10%에 불과하다. 이를 제외한 90%에 해당하는 약 1조6000억원은 화천대유 등 민간 개발사들이 가져갔다. 경실련은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관계자 등 7명이 챙긴 이익은 8500억원이고, 이 가운데 김만배 씨와 그 가족 등에게 돌아간 이익만 6500억원이라고 추정했다.

한마디로 성남시는 국민이 위임한 공권력으로 국가의 논밭, 임야 등 그린벨트 땅을 강제 수용해 개인과 민간 사업자에게 천문학적 부당이득을 안긴 것으로, 대장동 개발은 ‘모범적 공익사업’이 아닌 공권력을 동원해 민간에 특혜만 안겨준 토건부패사업이라는 것이다. 성남시민을 외면한 오도된 행정의 결과라는 비판이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은 비리 실체가 이렇게 밝혀졌는데도 민주당과 이 지사는 특검 반대를 되뇌고만 있다. 그러면서 이 도지사는 “특검 수사를 하면서 시간 끄는 건 적폐 세력들의 수법”이라고 적반하장 격 언사를 내놓고 있다. 물론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 대선 한복판에서 큰 파괴력을 갖는 뇌관으로 자리하게 된다. 아무래도 여당에 적잖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도지사가 한 점 부끄럼 없이 떳떳하다면 특검을 피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매사 ‘정면 돌파’를 선호하면서 특검엔 왜 이리 주저하는가. 특검에 임해 ‘그 분’이 아님을 증명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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