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개‧사과’ 윤석열, 노이즈 마케팅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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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호남도 全 긍정평가” 관련 거듭 사과
이후 ‘반려견에게 사과 주는 사진’ 올려
尹 보수층 지지율↑…“전략적 발언일 것”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2 13:00:22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영입을 발표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윤석열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사진은 대화 중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윤 전 총장.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호남도 전두환 전 대통령 긍정평가’ 발언에 사과했지만 자신의 SNS에는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구설수에 올랐다. 여야에서 맹폭이 이어졌지만 윤 전 총장의 보수층 지지율은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해당 논란이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른다.

윤석열캠프는 22일 입장문에서 “토리(윤 전 총장 반려견) 인스타그램 계정은 평소 의인화해서 반어적으로 표현하는 소통 수단으로 활용했다.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전 날(21일) 전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이 문제시되자 유감을 표한 뒤 SNS에서 “소중한 비판을 겸허히 인정한다.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22일 자정께 인스타그램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린 뒤 “토리야 인도사과다”고 했다. 이를 두고 자신의 발언에 반발한 인사들, 특히 호남‧진보층을 ‘개’에 비유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측근 해명은 불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윤 전 총장 ‘절친’이자 윤석열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개인 인스타그램이란 건 너무 무겁고 딱딱하면 재미가 없다. 약간의 재미를 가한 것이다”고 말했다가 SNS에서 “오늘 라디오방송 발언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22일 SNS에서 “아침에 일어나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착잡하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아이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여권은 기다렸다는 듯 “사과는 개나 주자는 뜻이냐”고 비난하며 십자포화를 가했다.

윤 전 총장의 ‘우향우’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11일에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나와바리(세력권)다”고 주장했다. 13일에는 탈(脫)보수 논란의 국민의힘을 두고 “이런 정신머리면 없어지는 게 맞다. 상대 진영 프레임을 갖다 놓고”라고 말했다.

그런데 도리어 윤 전 총장의 보수층 지지율은 선두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결국 갖은 설화들이 의도된 경선 전략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20‧30세대와 비당원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홍준표 의원에게 승리하기 위해선 당원 지지는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본경선에서의 당원투표 비율은 50％에 달한다.

알앤써치가 매일경제‧MBN 의뢰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1일 공개한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전 총장은 33.6％를 기록해 홍 의원(29.6％)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질렀다. 유승민 전 의원은 11.1％,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5.9％였다.

윤 전 총장은 특히 직전 조사와 대비했을 때 50대에서 7.8％p, 60대에서 12.4％p나 올랐다. 알앤써치 측은 “20~‧40대에선 홍 의원이 우위에 있지만 윤 전 총장에게 선두를 내준 이유는 60대의 압도적 지지 때문이다. 60대 이상에서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을 37.4％p나 앞섰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100％ 여론조사 방식이라 MZ세대 영향력이 컸지만 이번 대선 경선은 TK(대구‧경북), 50‧60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당원 비중이 50％나 된다”며 “윤 전 총장 발언은 이들을 잡아야 한다는 전략적 발언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상황으론 윤 전 총장이 (홍 의원 등에 비해) 다소 우위에 있다고 본다”고 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