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보상 빠진 국감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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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손실보상제 시행

코로나 보상 빠진 국감 실망스럽다

김학형 국제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5 00:02:36

올해 7월 국회를 통과한 ‘소상공인 지원법 개정안’에 따라 이달 27일부터 손실보상금 지급이 시작된다. 앞서 중소중소벤처기업부는 8일 1차 손실보상심의위원회에서 올해 3분기 손실보상 기준으로 보상금 지급대상을 소기업까지 넓히는 한편, 집합금지·영업제한 등 방역조치 수준과 관계없이 손실보상률을 손실액 80%로 의결했다. 그동안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빠졌던 폐업자도 폐업 전까지 발생한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범유행으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정부의 집합금지·영업제한 등으로 정상적인 경제 활동에 어려움을 겪느라 큰 고통을 호소해왔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이들에게 대출 만기와 상환 유예를 내년 3월까지로 연장해줬다.

이번 손실보상 대상에는 영업제한을 받은 식당, 카페, 노래연습장, 학원 등의 업종에 더해 유흥·단란주점 등까지 포함됐다. 그동안 보상에서 제외된 소기업을 포함해 매출액 기준 50억원 이하 도·소매업, 80억원 이하 운수·창고업, 120억원 이하 식료품·음료 제조업 등이 대상이다. 소상공인 등에게 구간별 정액 지급됐던 기존 재난지원금과 달리 손실이 클수록 보상금이 커지는 구조다.

손실보상액은 대상의 손실액에 비례해 산정한다.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2019년 대비 올해 같은 달 일평균 손실액에 방역 조치 이행 기간과 보정률을 적용해 산정한다. 또한, 일 평균 손실액 산출 시, 영업이익률 이외에 매출액 대비 인건비·임차료 비중을 100% 반영하고, 보정률은 집합 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조치별로 차등을 두지 않고 모두 동일하게 80%를 적용한다. 분기별 보상금의 상한액은 1억원이며, 하한액은 10만원이다.

이번 손실보상금 제도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 대체로 정책 지원금 또는 보조금 명목으로 지원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법령에 보상을 명시했다. 소상공인에게 예측 가능한 보상 제도를 마련하고 업체별 손실 규모에 따라 보상금을 산정하는 것이 손실보상제의 특징이다. 무엇보다 소상공인의 피해를 국가가 법적으로 보상해 준다는 의미를 갖는다. 미국·영국의 경우 구호나 지원, 또는 보조금 등의 차원에서 예산을 집행한다.

손실보상은 적법한 행정 행위에 의한 개인의 재산권 침해 등에 대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재산권 보장을 위해 손실보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손실보상법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영업제한 등의 행정 조치에 대해서도 손실보상의 개념을 적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다만 실질적인 피해 보상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업계는 입법 이후 3개월 손실만 보상하는 점과 100% 보상 요구에 못 미치는 데 대해 반발했다. 그럼에도 이미 지급된 긴급 재난지원금 등을 고려해야 하며, 이번 기준이 향후 유사 사례에도 적용될 법적 근거라서 이번만 소급 적용 등으로 편의를 봐주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달 국회 국정감사는 수차례 파행되는 등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고통 분담과 거리가 멀었다. 기대와 달리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의 골목상권 침해, 독과점, 문어발식 확장 등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 또한 금융플랫폼 규제, 가계대출 증가, 암호화폐(가상자산) 과세, 중국발 금융위기설 등 중요 현안도 관심 밖이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야당은 의혹을 제기·추궁하는 기회로, 여당은 의혹을 해명하는 기회로 국감을 활용했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내년 대선의 중요성이야 더할 나위 없으나, 대선 후보 검증은 국감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국회는 국감의 본래 취지인 국가기관에 대한 검증과 현안 해결을 뒷전으로 미루지 않아야 했다.

김학형 국제팀장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