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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사장)의 조직관리 능력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가뜩이나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롯데케미칼에서 후진적인 직원 행동평가까지 공개됐다. 올해를 ESG 경영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김 사장이지만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 등 지배구조(G) 관리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원 행동평가 ‘회식 중 불만표출 금지’…김교현 기업문화 개선 의지 무색
롯데케미칼 내에서 후진적인 직원 행동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업계 안팎으로부터 비판을 사고 있다. 김교현 사장이 지속가능 성장을 강조하며 ESG 경영을 외친 것과 달리 지배구조(G)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ESG 경영은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자 존망을 결정할 중대사안이다”며 “올해를 ESG경영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평적 조직문화와 양성평등, 일과 삶의 균형 등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모든 구성원이 함께 이어나가자”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 사장의 공언과 달리 롯데캐미칼은 수직적인 조직문화로 인한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꾸준히 제기된 데 이어 후진적인 직원 행동평가까지 공개되면서 김 사장의 조직 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달 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롯데 신입사원 역량 평가표’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 왔다. 여기엔 롯데케미칼 내에서 여전히 활용되고 있는 행동평가 지표가 공개됐다. 롯데케미칼의 행동평가 지표에는 10개 영역, 총 40개 행동지표가 담겼는데, 이번에 공개된 건 △복장·외모 △음주·회식 △식사 예절 △비상호출 △사택·개인생활 등 4개 영역, 18개 행동지표다.
행동지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식사 예절이라는 명목으로 △먼저 테이블 세팅한다(숟가락·젓가락·주류·물 등 배치 여부) △선임자 식사 전에 먼저 취식을 하지 않는다 △회식 중 회사에 대한 불만 표출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임한다 △식사 시간 및 전후 동료 챙기고 유실물 확인한다 등을 평가했다.
비상호출 부분에서도 롯데케미칼의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엿볼 수 있다. △주말·퇴근 후 비상 연락이 올 경우 바로 회신한다 △전화 통화 요청(부재중 전화 또는 메시지)시 즉각 연락한다 △특별한 사유 없는 비상호출 근무를 거부 하지 않는다 등의 항목이 명시돼 있다.
이 외에도 △사전 공지된 팀 모임(회식) 등에 반드시 참석한다 △음주 예절(주도)에 따라 행동한다 △잦은 외출과 사택 주변 배회를 하지 않는다 등의 항목도 포함돼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여기 2021년도 맞죠?’ ‘공산당인가?’ ‘꼰대 집합소네’ ‘롯데식 정신교육’ 등 비판어린 반응이 주를 이뤘다.
롯데케미칼은 공개된 행동평가 지표의 존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공장 쪽 직업 훈련생의 평가표로 쓰이는 게 맞다”면서도 “현재 기준과 부합되지 않는 면이 있어서 수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지표로 평가를 해도 실무에서 참고하거나 반영하는 부분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 컴플라이언스위원회 미설치…보여주기식 준법경영 사실상 ‘유명무실’
롯데케미칼 내에 만연한 수직적인 조직문화의 원인으로는 열악한 지배구조가 지목된다. 그룹 차원에서 롯데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는 것과 달리 롯데케미칼은 아직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구축되지 않았다. 준법지원인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CEO가 직접 챙기지 않다보니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롯데케미칼의 준법지원인은 사내 조직인 준법경영부문에 소속돼 있다. 사내의 한 조직에 불과한 만큼 준법지원인의 역할이 다소 축소되고 업무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사내 갑질 문화와 관련해 직접적인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조직 역시 컴플라이언스팀이다.
준법지원인을 위한 지원 조직인 컴플라이언스팀의 직원은 팀장 1명, 책임 1명, 대리 3명, 사원 1명 등 총 6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적은 인원으로 롯데케미칼의 △준법 규정 및 프로세스 수립·운영 △공정거래·하도급·반부패 분야 등 자문·점검 △임직원 준법 교육 △전산 모니터링 등을 모두 처리하고 있다.
김 사장의 롯데케미칼 준법경영 의지에도 의문 부호가 뒤따른다. 2017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2018년 준법지원인을 처음으로 선임했지만 그간 롯데케미칼은 매년 단 1회만 컴플라이언스 활동 보고를 받는데 그쳤다.
롯데케미칼 내에서 수차례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불거졌지만 준법경영인이 보고한 주요 활동 내용에는 대부분의 항목이 ‘특이사항 없음’ ‘전반적으로 양호’ 등의 결과로 이뤄져 있었다. 조직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제보·고충 상담 처리 항목은 ‘내부 절차에 따라 처리’됐다고 명시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롯데케미칼 내에서도 김 사장의 부실한 조직관리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기업·채용 정보 등을 제공하는 취업 포털 캐치에 게시된 롯데케미칼 현직자 리뷰엔 ‘조직문화가 엉망이다. 분위기 자체가 수직적이다’ ‘늙은 꼰대, 젊은 꼰대가 넘쳐난다. 군대식 상명하복은 물론 직급 낮은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지운다’ ‘직원들에게 눈치 주는 꼰대 문화와 남초 조직 특유의 문화가 팽배하다. 휴가 중에도 개인적인 연락이 잦다’ 등 부정적 반응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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