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언급하며 ‘대장동’ 침묵한 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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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이준석 요청 등에도 끝내 대장동 사태에 침묵
野 “고장난 라디오처럼 자화자찬…특검 수용해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5 13:04:26

▲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국민의힘 의원들 시위 사이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가진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부동산 대란을 인정하면서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에는 침묵했다. 문 대통령 면전에서 대장동 의혹 특검 피켓시위를 벌인 야당은 “자화자찬 일색이다”고 혹평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문제이면서 개혁과제다. 더욱 강한 블랙홀이 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 불균형도 풀지 못한 숙제다”며 “불공정과 차별과 배제는 우리 사회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미해결 과제들을 진전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의 국정에 대해서는 대체로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내 위기의 연속이었지만 북핵 위기는 평화의 문을 여는 반전의 기회로 삼았다. 일본 수출규제는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자립하는 역전의 기회로 바꿨다”며 “K방역은 국제표준이 됐다. 방역 조치로 어려움이 컸던 소상공인‧자영업자 영업이 점차 살아나고 등교 수업도 정상화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내년에도 구멍 난 경제를 혈세로 메울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완전한 회복과 국가 미래를 위해 예산을 604조4000억원 규모로 확장 편성했다. 올해 본 예산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감안해 확장적 기조를 유지했다”며 “내년에도 재정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야당은 즉각 포문을 열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마지막 예산안 시정연설까지도 고장 난 라디오처럼 자화자찬을 틀었다.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아가자)’이라는 신조어를 이 정권 콘셉트로 잡은 모양이다”며 “임기 내내 국가적 위기의 연속이라고 했지만 그 위기 절반 이상은 정권이 만든 것이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과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과 물가를 하늘 끝까지 올려놨다. 정책 구멍을 현금 살포로 메우다 보니 1000조원이 넘는 국가채무를 야기했다”며 “국민은 먹고 살기 힘들다고 제발 정권교체를 해 달라고 아우성인데 대통령은 오늘도 과거를 미화하기 바빴다”고 했다.

대장동 사태에 대한 문 대통령 침묵도 지적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이 가장 분노하는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 지난 12일 철저한 검‧경 수사를 지시한 후 한마디 말이 없다”며 “문 대통령은 기울어진 수사를 바로잡기 위해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시정연설에 앞서 문 대통령과 가진 회동에서 “대장동 건과 관련해 더 엄격한 지침과 가이드라인으로 수사에 활력이 생기도록 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입장한 본회의장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특검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열기도 했다.

여당은 시정연설 내내 17차례에 걸쳐 박수갈채를 보내거나 환호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자화상을 인정하고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