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직접 거래비율 55%…“매매상 비싸고 못 믿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건설·자동차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 현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
당자사 간 거래 시 평균 판매 가격 605만원…매매 업자는 1.86배 더 높아
수입 중고차 점유율 매년 상승…국내 완성차 업체, 중고차 시장 참여 시급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5 13:57:23

▲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0년 국내 중고차 거래 현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된 중고차 대수는 2019년 대비 5.3% 증가한 251만5000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중고차 매매 시장.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중고차 거래 건수 중 당사자 간 거래 비중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크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0년 국내 중고차 거래 현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된 중고차 대수는 2019년 대비 5.3% 증가한 251만5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신차 시장 190만5000대와 비교해 1.32배 많은 수치다.

통상적으로 중고차 최종 거래는 당사자 간 거래와 매매 업자를 통한 거래로 구분된다. 이중 당사자 간 거래는 매매 업자의 개입 없이 당사자 간 직접 이뤄지는 거래를 의미하고, 매매 업자를 통한 거래는 중고차 매매 업자가 다른 매매 업자가 아닌 타인으로부터 중고차를 매입해 소유권을 이전한 후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거래를 뜻한다.

지난해 당사자 간 거래는 총 거래 251만5000대 중 54.7%인 137만6000대로 집계됐다. 매매 업자를 통한 거래는 113만9000대로 전체의 45.3%였다.

미국, 독일 등 해외에서 중고차 개인 직거래 비중은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중고차 시장의 당사자 간 거래 비중이 해외에 비해 두배 가량 높은 것과 관련해 국내 소비자들이 매매 업자를 통한 중고차 거래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당사자 간 거래 시 평균 판매 가격은 604만6000원이었다. 그러나 매매업자를 통한 평균 판매 가격은 1126만9000원으로 당사자 간 거래 대비 1.8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국산차 거래는 정체된 반면 수입차 거래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3년 간 국내 중고차 시장의 국산차 점유율은 2018년 88.0%에서 지난해 85.8%로 2.2%p 낮아졌다. 반면 수입차는 매년 1%p씩 증가했다.

수입국별로 살펴보면 인증 중고차 제도를 운영 중인 독일계 브랜드가 중고차와 신차 시장 점유율 모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계 브랜드의 점유율은 수입 중고차 66.1%, 수입 신차의 62.1%를 차지했다.

독일계 브랜드의 경우 일찌감치 인증 중고차 제도를 통해 차량 성능 점검, 무상 보증 등으로 소비자의 중고차 거래 불안감을 해소해 왔다. 이에 중고차 경쟁력 확보와 신차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신차 대비 중고차 시장에선 경차와 2030세대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차는 신차 시장에서 최근 10년 간 판매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연간 판매 규모가 1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중고차 시장에서는 연간 29만대 수준의 판매 규모를 지속하고 있다.

2030세대의 신차 구매 비중은 구매력 부족 영향으로 크게 감소 중이나 중고차 시장에서는 이들 세대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친환경차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감가율은 내연기관차 대비 20%p 가량 높았다.

중고 전기차 등의 최종 거래는 2018년 2500대에서 지난해 7600대로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중고 전기차의 감가율은 50%에 육박했다. 그러나 동일 모델의 가솔린차 감가율은 27%로 전기차 등의 가격이 더 빨리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중고 전기차의 내연기관차 대비 낮은 편의성, 내연기관차 위주의 잔존가치 평가 등을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당사자 간 거래가 55%에 달하는 점은 소비자 불신을 대변하는 것이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의 조속한 중고차 시장 참여와 인증을 통해 점검, 부품 교체, 무상 보증 등 중고차 부가가치를 제고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보장함으로써 시장 신뢰는 물론 자동차 산업 경쟁력도 높여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