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상환능력 중심 대출관행 정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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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단위 DSR 6개월 앞당겨 시행… 제2금융권 DSR 기준도 강화”
“정책서민금융 등 공급 확대…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 4~5%대”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6 12:15:25

▲ 고승범 금융위원장(사진)이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4~5%대 수준으로 제시했다. 사진은 고 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 금융권에 걸쳐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관행을 정착시키고 분할상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도 가계부채 증가율은 실물경제 성장속도인 명목GDP(국내총생산) 성장률에 근접한 4~5%대 수준으로 안정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통해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대출받고 처음부터 조금씩 나눠 갚아 나간다는 것은 금융의 기본원칙이자 가계부채 관리의 출발점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 위원장은 우리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고 있지만, 코로나 위기 과정에서 전세계적인 유동성 확대와 자산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적으로는 부동산시장 과열 양상과 추세치를 넘어선 부채 증가속도로 ‘금융불균형’이 확대·누적되고 있는 상황으로 봤다.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도 이어질 경우, 미국의 테이퍼링 등 통화정책 조기 정상화와 자산가격 조정 등 여건변화에 따라 우리 경제·금융 상황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다.

고 위원장은 “현재 가계부채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기는 하나 자산가격 상승과 맞물려 있는 금융위험에 대한 사전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지금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적기에 적합한 방법으로 선제적이면서 강력한 대응을 해 나가야 할 때이다”라고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먼저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관행이 금융권에 확고히 뿌리 내리도록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차주단위DSR의 단계별 시행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겨 조기 시행하고, 제2금융권의 DSR 기준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분할상환 대출구조를 확대해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비중 목표를 상향조정하고 전세대출, 신용대출도 만기 일시상환이 아니라 조금씩 갚아 나갈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유도하겠다”면서 “풍선효과가 없도록 최근 빠르게 늘어나는 제2금융권의 상호금융 비조합원·준조합원 대출, 여전사 카드론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가계부채 위험관리 강화를 유도해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분기별’ 대출 공급계획을 마련토록 하는 한편, 꼼꼼한 여신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고 위원장은 실수요자와 취약계층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세·집단대출 등에 대해서 올해 가계부채 관리기조를 유연하게 적용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과도한 대출취급 등 규제 회피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우대정책도 차질없이 추진하고, 정책서민금융과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내년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로 실물경제 성장속도인 명목GDP 성장률에 근접한 4~5%대 수준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대출중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이번 대책에 대해 “가계부채 증가, 금융불균형 누적을 진정시켜 우리 경제·금융의 안정적 회복과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의지를 담은 대책이다”면서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검토 가능한 과제들을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계부채 관리 강화는 환영받기 어려운 인기없는 정책이다”라며 “경제·금융 위험을 관리하고 금융안정을 지켜야 할 금융당국의 책무이기 때문에 가계부채 위험 대비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