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앞 문재인·이재명 회동에 野 “한 몸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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李, 靑 차담회서 “문재인정부 일원으로서 文 성공 위해 최선”
文 “지난 대선 때 함께 힘모아 정권교체해 함께 국정 이끌어”
野 “선거 개입이자 대장동 덮고 文 신변보장 추악한 뒷거래”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6 14:01:13

▲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회를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전격 회동했다. 야당은 “한 몸 선언이자 대통령의 선거개입이고 추악한 뒷거래다”며 엄중 대응을 경고했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철희 정무수석이 배석한 가운데 50분간 차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걸 축하한다. 겪어보니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정책인 것 같다”며 “좋은 정책을 많이 발굴해 달라”고 말했다.

또 “정책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그 과정 자체가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완성된 정책이 다음 정부를 이끌어가는 설계다”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 경선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저와 당내에서 경쟁했고 경쟁을 마친 뒤 함께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해냈다. 그동안 대통령과 경기도지사로서 함께 국정을 이끌어왔다”며 “이제 저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고 이 후보가 새로운 후보가 되셔서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민주당의 핵심가치를 정말 잘 수행해주신 것 같다. 어제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보니 제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들어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됐다”며 “경기도지사였던 저는 문재인정부 일원이다. 앞으로도 우리 문재인정부가 성공해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화답했다.

전날(25일)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회동에 대해 “선거와 관련되지 않고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사안으로 대화할 것이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이 후보는 핵심 혐의자로 돼 있고 수사도 진행 중이다. 저희들이 고소‧고발한 상태다”며 “(대장동 의혹을) 언급하지 않는다 해도 만나는 것 자체가 (문 대통령이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뻔히 다 아는 일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입을 모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자신의 SNS에서 “잘못된 만남이다.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잘못된 만남’이다”며 “현직 대통령이 여당 대선후보를 청와대로 불러 만난다는데 이는 명백한 선거개입이다. 이번 만남은 누가 봐도 이 후보 선거캠페인 일환이고 문 대통령은 병풍을 서 준 것이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은 이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를 덮어주고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신변안전을 보장하는 뒷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늘 이후 정권연장을 위해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서로의 약점을 이용하는 이런 뒷거래는 추악한 법치파괴 행위다”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오늘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 평가에 대해 많은 국민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수사를 위해 여당과 이 후보는 특검‧국정조사를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홍준표 의원은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22~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해 26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응답자의 69.3％가 “검찰이 수사를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긍정평가는 17.9％에 그쳤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