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42주기’에도 각개전투 나선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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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지도부‧대선주자 일제히 국립서울현충원 집결
尹만 별도 방문…“당에서 일정 늦게 알려준 탓”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6 14:53:06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앞줄 가운데)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홍준표 의원, 김기현 원내대표, 유승민 전 의원(뒷줄 왼쪽부터) 등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지도부‧대선주자들이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42주기를 맞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만 독자행보를 보여 과거 ‘당대표 패싱 입당’ 유사 논란이 일 조짐이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홍준표 의원 등에 유리하다는 평가의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을 의결해 주자 간 신경전이 고조된다.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홍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은 26일 현충탑을 참배한 뒤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묘역으로 이동해 분향하고 묵념했다. 이 대표는 “산업화 발전에 헌신하신 박 전 대통령을 기리는 저희의 전통은 계속 될 것이다”며 “당에선 적어도 박 전 대통령 평가 이견은 없기에 당원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는 “바르게 정치하겠습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라고 썼다.

대선주자들은 1979년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 전신) 부장 김재규가 박 전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한 10‧26 사건을 회고하며 박 전 대통령을 기렸다. 홍 의원은 “시청 앞에서의 군중 속에서 운구 차량이 지나가는 걸 봤다. 그 때 대부분 시민들이 눈물 흘리며 울고 있었고 저도 그 장면을 봤다”며 “참 비극적인 사건이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당시 수도경비사령부 현역병으로서 10‧26과 12‧12를 다 겪었다. 천 년 가난과 보릿고개로부터 우리 국민을 해방시킨 그 공로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고 했다. 원 전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은 산업화‧자주국방을 거쳐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의 선진국 기반을 닦게 했다. 미래에서 온 박정희 같은 헌신가라면 국민에게 무슨 희망의 열쇠를 줄지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들과 따로 현충원을 방문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그림자도 있지만 우리는 이분의 위업을 기리고 본받아 대한민국 재도약을 이뤄야 한다. 어느 나라나 역사적 인물의 공과는 있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공에 대해선 “서거 42주년이 됐지만 지금 우리는 이 거목의 열매를 따먹으며 산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이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이 된 기적은 이분께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국민과 함께 나아갔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 국난을 맞아 우리나라가 이 정도로 대처할 수 있는 건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 의료시스템 때문인데 이것은 이분(박 전 대통령)께서 최초로 시행한 의료보험제도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다시 한 번 거인의 숨결을 느끼면서 숙연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윤석열캠프 측은 윤 전 총장의 독자 행보에 대해 “미리 공지가 됐다면 비공개 일정을 조율했을 텐데 전날 연락받았다. 대선주자들과 행사를 할 거면 조금 더 먼저 알려주면 좋았을 것이다”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과 당 지도부, 타 주자 간 긴장감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당 선관위는 26일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을 의결했다. 성일종 선관위 산하 여론조사 소위원장은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가상대결을 전제로 해서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이다”고 했다.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윤 전 총장이 주장한 주자 간 1대1 가상 양자대결보다는 홍 의원이 요구한 4지선다에 가까운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