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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으면서 건강이 악화됐고 희소병인 소뇌위축증‧천식 등을 앓으면서 수차례 병원을 오가며 고비를 넘겨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끝으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칩거하다 근래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지만 끝내 영면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김옥숙 씨와 딸 노소영 씨, 아들 노재헌 씨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제6공화국 최초의 ‘직선제 출신 대통령’ 타이틀을 가진 군인이자 정치가였다. 1932년 대구 공산면 신용동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경북고와 육군사관학교(11기) 졸업 후 육군 보병 소위로 임관했다. 대위 시절이던 1961년 5‧16 때 전두환 전 대통령 등과 함께 군사혁명 지지 행진에 참가했다.
제4공화국 당시 전 전 대통령과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결성한 뒤 12.12를 주도했다. 전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엔 대장으로 예편해 정무2장관, 체육부 장관, 내무부 장관, 민정당 대표위원 등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항쟁 직후 6‧29선언을 발표해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하고 ‘보통 사람의 시대’를 슬로건으로 출마해 13대 대선에서 당선됐다. '1노(노태우)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라 불리는 야권 분열 덕을 톡톡히 봤다. 노태우정부는 북방외교를 추진해 남북관계 개선 및 공산권 수교 확대 등의 초석을 놨다. 또 국제통상 확대, 사회간접자본 확충, 국민의료보험제도 확대 등을 추진했다.
그러나 퇴임 후인 1995년 내란 혐의와 비리 혐의로 전 전 대통령과 함께 구속돼 1997년 징역 17년과 추징금 2600억원 등을 선고받았으나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 의해 사면됐다. 이후 추징금을 모두 완납하고 대외 활동을 삼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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