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弔電’ 배달사고 낸 文정부 행태는 탄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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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에 전해 달라”는 中·日 조의 뭉개다 들통
‘국가장’ 상주인 대통령은 조문도 않고 외국행
정상적인 나라에선 일어날 수 없는 ‘정부 패륜’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1-03 00:02:02

문재인정부가 국가로서 차마 하면 안 되는 일을 저질렀다.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국가 차원의 장례식인 국가장(國家葬)을 치르면서 세계 각국에서 답지한 조전(弔電)을 장례식이 끝난 시점까지 공개하지도 유가족에게 전달도 하지 않고 뭉갠 사실이 드러났다. 고인을 잃은 가족에 대한 인간적 도리를 저버렸을 뿐만 아니라 국민에 알릴 의무도 해태한 정부 차원의 패륜 행위를 자행한 것이다.

10월 26일 서거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가장으로 결정된 것은 하루 뒤였다. 국무회의를 주재한 김부겸 국무총리는 “고인께서는 제13대 대통령으로 재임하시면서 국가 발전에 많은 업적을 남기셨다”며 “국민과 함께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예우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국장(國葬)과 국민장(國民葬)을 통합해 2011년 제정한 국가장법은 전·현직 대통령이나 국가·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 사망했을 때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회의의 심의를 마친 후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2015년 김영삼 전 대통령 장례가 처음으로 국가장으로 치러졌다. 역대 대통령 중 이승만·윤보선은 가족장, 노무현·최규하는 국민장, 박정희·김대중은 국장으로 진행됐다.

법률상 국가장 장례위원장은 총리가 맡지만, 상주는 현직 대통령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은 공과가 있지만 명복을 빈다”는 애매한 메시지만 남긴 채 청와대에서 10분 거리인 서울대병원에 차려진 빈소에 조문을 가지 않았다. 외국 출장 중이라도 조기 귀국해 조문하는 게 인지상정이건만 출장 준비에 바쁘다는 이유로 조문을 거부한 건 대통령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업무를 거부한 것이라고밖에 해석이 안 된다.

문 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외국 정상들이 보내온 조전을 감추다 발각됐다. 두 나라 외에도 태국·쿠웨이트·바레인·헝가리·과테말라·몰디브·세이셸·가봉 등 10개국으로부터 조전이 왔으나 외교부와 청와대는 국가장이 끝날 때까지 침묵했다.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조전 배달사고이자, 조전을 보낸 국가들에 대한 외교적 결례다.

유족 측은 “장례식을 거의 마치고 주한중국대사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조전이 왔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싱하이밍 대사는 조전에 대한 한국 정부와 유족의 반응을 본국에 보고하기 위해 유족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정부는 “유족에게 ‘꼭 전해 달라’는 요청이 따로 있지 않으면 외국 정부로부터 온 조전을 유족에게 반드시 전해드릴 필요는 없다”고 해괴하게 변명했다. 시 주석의 조전에는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

도둑 중에서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최악의 도둑이 ‘부의금 도둑’이라는 말이 있다. 문 정부의 고의적 조전 감추기는 그 어떤 변명을 해도 용서 받기 어렵다. 외국 정상이 보내온 조전은 유족에 즉각 알리고 국민에게 공표하는 게 도리다. 조전은 유족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 전하는 상대 국가의 외교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국가 원수가 외국에서 받은 선물을 국가에서 관리하는 것과 같다.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진행된 한·호주 정상회의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노 전 대통령 소식을 들었다. 이에 대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조의(弔意) 표현에도 침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치적 협량(狹量)·옹졸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자격조차 의심스럽게 한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한 취임사가 모두 식언이었다는 것을 드러낸다. 대통령 탄핵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은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이번 조문 감추기 사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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