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목표 할당·판촉비 전가’ 화장품 대리점 갑질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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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6개 업종 대리점 거래 조사…화장품 대리점 23.4% ‘판매목표 강제’ 경험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1-09 14:07:20

화장품 대리점 4곳 중 1곳이 본사로부터 판매 목표치를 할당받는 등 ‘갑질’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업종별 대리점 거래 서면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기계·사료·생활용품·주류·페인트·화장품 등 6개 업종 공급업체 153곳과 이들과 거래하는 1만1120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였다. 대리점 응답률은 33.3%(3705개)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화장품 대리점은 전속 거래 비중이 88.3%를 차지했다. 반면 나머지 업종은 비전속 거래 비중이 더 높았다. 기계의 비전속 거래 비중은 63.6%, 사료 50.2%, 생활용품 78.8%, 주류 97.9%, 페인트 69.8% 등이다.

화장품 대리점 업종의 경우 판매 가격을 공급업자가 결정한다는 응답비율이 40.1%를 차지했다. 타업종이 15~29%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활동에 간섭을 받고 있을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또 생활용품과 화장품 업종에서 온라인 판매를 병행한다는 응답이 각각 71.1%, 73.9%였다.

또 화장품 대리점의 8.5%는 ‘창업 및 리뉴얼 시 공급업체가 시공사를 지정한다’고 응답했다. 인테리어 관련 경영 활동도 간섭받을 우려가 큰 셈이다. 특히 화장품 본사의 78.3%가 ‘지난해 판촉 행사를 실시했다’고, 대리점은 “판촉 행사비의 46.8%를 부담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판촉비가 대리점에 전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화장품을 제외한 다른 업종 대리점도 ‘판매 목표 강제’ 갑질을 가장 많이 경험했다. 기계(22.3%), 사료(14.3%), 생활용품(14.8%), 주류(7.1%)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페인트의 경우 ‘구매 강제’(9.1%)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다수의 대리점은 본사와의 거래에서 갑질을 경험할 경우 피해를 구제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화장품(37.3%), 기계(35.0%), 주류(39.1%), 페인트(38.6%) 4개 업종에서 이런 응답이 가장 많았다. 사료의 경우 ‘사업자 단체 등이 표준 계약서 제·개정을 요청할 근거를 마련해 달라’는 응답이 33.7%로, 생활용품은 ‘모범 거래 기준을 제정해 달라’가 41.3%로 가장 많았다.

표준 계약서의 경우 6개 업종 모두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충으로는 ‘대금 납부 지연 및 이자 부담 증가’가 56.5~86.7%로 가장 많았다.

공정위는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업종별 특징을 반영한 표준 계약서(안)를 오는 12월까지 마련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관련 업계 의견 수렴, 관련 부처 협의에 착수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업종별 주요 공급업체·대리점 단체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표준 계약서 내용을 홍보하고 사용을 장려한다는 계획이다.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