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이벤트’ 참여를 권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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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12월 시범 사업 시행

김학형 국제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1-15 00:02:40

최근 은행을 방문하면 십중팔구 무슨 이벤트에 참여하라는 권유를 받는다. 금융 관련 웹사이트, 모바일 앱 등에 접속했어도 마찬가지다. 바로 ‘마이데이터(MyData)’ 홍보 이벤트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개인의 신용정보 이용 및 제공 동의를 얻는 데서 시작되므로 이를 알리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다음달 1일부터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범 시행된다.

마이데이터는 정보 주체인 개인이 자기 데이터의 활용처나 활용범위 등을 직접 결정하도록 보장한다. 이전까지 데이터 관리·활용 체계가 기관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이를 개인에게 돌려주는 새로움 패러다임이다. 당초 올해 8월부터 시범 기간을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시스템 구축이 지연된 탓에 내달로 미뤄졌다.

지난해 2월 정부는 ‘데이터 3법’ 중 하나인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관한 규정을 신설했다. 신용정보법상 명칭은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며 이를 ‘개인인 신용정보주체의 신용관리를 지원하기 위하여 신용정보를 일정한 방식으로 통합하여 그 신용정보주체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여담으로 언론 보도 등에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으로 흔히 적는데, 엄밀히 말해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은 마이데이터 자체보다 ‘마이데이터 사업(또는 산업)’을 가리킨다. 국내 도입에 주요 참고국인 영국(Midata)과 핀란드(Mydata)는 우리와 같이 마이데이터라 발음한다. 미국에서는 ‘똑똑한 공개’ 정도의 의미를 갖는 스마트 디스클로저(smart disclosure)라 부른다.

법 개정 이전에도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형식의 서비스가 없지 않았다. 가장 큰 차이점은 ‘본인신용정보 전송요구권’으로 좀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된 점이다. 개인의 정보 주권을 강화하는 권리인 ‘데이터 이동권(right to data portability)’을 개인신용정보와 관련해 법제화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핵심 권리이자 데이터 산업을 발전시키고 혁신을 촉진할 촉매제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은행은 거래 내역, 대출 잔액, 금리 등 금융 자산 현황을 분석해 저축 방법, 재테크 방안 등을 통해 자산 형성을 지원할 수 있다. 카드사는 결제 내역, 대출 이력 등 소비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카드 혜택을 제공하거나 소비 습관을 개선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는 금융 분야 말고도 의료, 공공, 생활, 소상공인, 교통,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보건의료가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 정보 등 활용 가치가 높은 공공 데이터가 대규모로 축적돼 있다. 더구나 보험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헬스케어와 연계하면 더욱 큰 동반상승(synergy)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의료법이 개인 의료 정보 거래를 금지해 아직은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길이 없다.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법제화 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지면 우리의 삶이 더욱 윤택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곧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라면 소득과 재산 수준, 각 직장과의 거리, 건강 정보,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맞춤형 부동산 정보, 전세·매매 자금 대출 상품, 날짜별 임신 확률, 운동 프로그램 등을 제안해줄 수 있다. 이렇게 획기적인 서비스 역시 출발점은 정보 이용 및 제공 동의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계획이었거나 관심이 생겼다면 감히 이벤트 참여를 권한다.

김학형 국제팀장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