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發 ‘코로나 혐오’에 몸살 앓는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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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뜨거운 감자 급부상한 정부 ‘백신패스’
부작용 속출에도 사실상 접종강요 지적 들끓어
백신접종·백신패스 국민 개개인 판단에 맡겨야

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1-15 00:02:13

‘백신패스’가 한국 사회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타인의 안전을 위해 각종 생활편의 시설 이용에 있어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는 취지인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아닌 정부가 강제로 추진하고 있는 탓이다. 가장 큰 부작용은 국민 간에 갈등 발생이다.

‘백신 접종 거부는 타인의 안전을 외면하는 행태’라는 주장과 ‘백신 접종은 오로지 개인의 선택’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물론 단순히 도의적인 부분만 고려하면 전자의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후자의 주장 역시 무시하기 힘든 결정적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바로 정부가 접종을 강요 하다시피 하는 백신 제품들의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백신 부작용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백신 부작용 관련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도 백신 접종 후 중태 상태에 빠지거나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올라오고 있다. 사연 중에는 백신 접종 후 생긴 안타까운 사건으로 가족 전체가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놓인 경우도 적지 않아 안타까움이 배가된다.

코로나 백신 부작용과 관련된 근거 있는 연구결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국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BMJ는 화이자-바이오앤텍 코로나19 백신(BNT162b2) 임상시험 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임상 참여자 부작용 후속조치가 미흡했다고 폭로해 전 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얀센 제품의 경우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제품정보(라벨)에 희귀 유형의 척추 염증인 횡단 척수염(transverse myelitis)을 부작용으로 추가할 것을 권고 받았다.

화이자 제품과 함께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맞은 백신인 모더나 제품 또한 제조회사가 직접 다른 백신보다 심근염 발생 위험이 높다고 인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폴 버튼 모더나 최고의학책임자(CMO)는 “30세 미만 남성 사이에서 모더나 백신의 심근염 발병 건수가 화이자 백신보다 높다”고 밝혔다.

문제는 도의적 책임과 신체의 자유 수호,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는 두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이다. 정부가 ‘백신패스’라는 개념을 도입해 도의적 책임 쪽의 주장에 손을 들어줌에 따라 반대 주장을 펼치는 이들에 대한 암묵적인, 때론 노골적인 혐오 현상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정부는 실내체육시설이나 영화관, 유흥업소 등에만 백신패스를 적용했지만 일부 식당, 기업, 관공서, 각종 행사 등에서도 백신패스 도입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을 낮추자는 취지인데 최근 백신 접종자의 돌파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어쨌든 백신은 맞았다’는 일종의 책임회피 목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혐오 여론을 의식한 결과인 셈이다.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 중 한 곳인 영국은 백신도입과 접종속도가 우리나라에 비해 현저히 빨랐지만 여전히 접종에 대해서는 권고 이상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확진자가 늘고 백신패스 도입, 마스크착용 의무화 등의 요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개인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은 공개 석상에서 “방역 강화 검토를 하겠지만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를 패닉 상태에 빠뜨린 코로나를 종식시키는 데 있어 현재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백신접종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치료제가 상용화되지 않는 이상 백신 외엔 의존할 데가 없는 것도 맞다. 그러나 아무리 옳은 방식이라 해도 인간의 존엄성보다 앞설 순 없다. 스스로 생명과 목숨에 위협을 느낀다고 판단해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것을 강요하거나 비난해선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백신패스는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됐다. 개인의 판단을 다수 논리에 맞추라고 억지로 강요하는 꼴이다. 물론 그렇다고 백신패스를 철회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백신접종과 백신패스 모두 국민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면 된다. 스스로 괜찮다고 느끼면 백신을 맞으면 것이고 점포나 사업장의 방역 강화를 원하면 백신패스를 자진해서 실시할 것이다. 누구에게도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거나 개인의 판단을 강요할 권리는 없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