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자녀를 위해 가입해주는 보험, 이것만 기억하자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김덕용의 바른 보험

젊을 때 저렴한 보험료 득일 수 있지만 자칫 독이 될 수도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1-11-16 10:45:06

세상에 나쁜 보험은 없다. 각각의 보험상품들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잘 활용한다면 그래서 가입목적에 잘 부합할 수 있다면 모든 보험회사들의 모든 보험상품들은 그야말로 최고가 아닐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은 살펴보지 않은 채 좋다는 이야기에 덜컥 가입하는 사례가 주변을 살펴보면 정말 많다. 그 중 성인자녀나 곧 성인이 될 자녀를 위해 부모님들이 가입시켜주는 보장성 보험이 특히 그렇다. 모든 사례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나이가 젊다 못해 어리다 보니 보험료가 저렴하고 각종 진단비 및 수술비의 보장들의 가입한도금액이 높아 일단 가입부터 하고 보자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필자는 조금은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얼마 전의 상담이었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보험의 보험료가 70만원 정도 형성돼 상담한 사례였다. 이제 막 결혼한 예비 엄마였다. 상식적으로 보험료 납입여력을 떠나서 충분히 과도한 보험료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보험가입 목적을 떠나 부모님께서 자녀에게 줬을 때는 충분히 자녀의 자금상황이나 기타 변수들을 충분히 고려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상담의 경우 그 부분이 아쉽게도 고려되지 않은 듯했다. 좀 더 어린 나이에 좋은 보험을 준비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을 것이다.

단점이 분명히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위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이것이 독이 될 수도 있다. 필자가 항상 예로 드는 것이 있다. 만약 2억원대의 좋은 외제차를 부모님께서 계약금을 지불하고 자녀에게 주면서 남은 할부금과 보험료 및 유지에 대한 부분을 책임지라고 한다면 어떨까. 물론 자녀의 능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문제겠지만 보편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는 절대 평범한 사례는 아니라 판단된다. 일단 부모님께서 주신 것이니 당분간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차량을 유지하는데 큰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보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녀를 위한 보험가입이 위 자동차 구매처럼 절대 동상이몽이 돼서는 안 된다. 다른 건 몰라도 자녀들에게 납입 도중 물려줄 보험만큼은 욕심은 줄이고 내 자녀의 능력과 앞으로 닥칠 상황들을 충분히 반영해 가입해야 한다. 결국 좋은 상품이라고 할지라도 부담된다면 해지 또는 과감한 손절(담보 삭제 또는 가입 금액 축소)을 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부모님께서 끝까지 납입을 해준다면 문제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님들도 자신들의 보험료로 인해 나이 들면서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라 절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보험은 1,2년만 납입하면 되는 단기 상품이 아니다. 장기라면 초장기가 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그런데 자녀가 나중에 어떠한 직업을 가질지 결혼은 언제 할지 그리고 부모로서 자녀에게 어느 정도 금전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좋은 보험을 더 싸게 가입시켜주고 싶다는 마음에 조금은 과도한 보험료의 보험상품을 가입하고 중간에 납입을 떠안게 하는 것은 말리고 싶다. 충분히 먼 훗날 자녀들이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더 보태서 가입할 수 있게 지금 그 기반만 잡아 준다고 생각하고 보험설계 및 가입을 하는 것이 좋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래서 지금 준비해 나가는 것이 보험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