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표 서울 사회주택, 7년간 실공급 847호에 그쳤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부동산 일반

2015년 추진된 박원순표 사회주택 ‘낙제점’
노조 가입 시 입주 가산점…‘셀프융자’도 적발

이종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1-15 13:09:26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취약계층을 위해 조성한 사회주택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15일 사회주택사업 추진 실태와 성과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조치결과를 발표했다.

사회주택사업이란 2015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기간에 추진된 민관협력 주택사업이다. 장애인·고령자·청년 1인가구 등 사회·경제적 약자가 저렴한 임대료로 오래 거주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로 출발했다.

사업 목표와는 달리 시의 조사 결과 △불공정하게 입주자를 선정해 주거약자 입주기회 제한 △실질적 주택공급 효과가 미비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이해충돌 △사회투자기금 관련 일부 업체의 기금 사유화 등의 각종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실질적인 주택공급 효과가 7년 동안 847호에 그쳤다는 것이다. 시가 2015년부터 7년간 2103억원 예산을 편성해 투입했지만 올해 말까지 입주가 확정된 물량은 1712호로, 목표인 7000호 대비 24.5%에 불과하다. SH공사가 사회주택으로 제공한 매입임대주택 865호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공급효과는 847호밖에 안 된다.

입주자 선정 방식 또한 문제가 있었다. 일부 사회주택 사업자들이 노조나 NPO(비영리단체) 등 특정 경력을 가진 활동가에게 입주 가산점을 준 것이다. 다른 사업자들은 조합원 가입·출자금·회비 납부를 입주 자격요건으로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주거약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지어놓은 주택에 그들의 입주기회가 오히려 제한돼버린 것이다.

사회주택 사업자 선정과정서도 잡음이 일었다.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사회주택 업체의 심사에 협회 이사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이번 조사서 적발됐다. 심사위원 본인이 예전에 대표를 맡았던 업체의 사회주택 심사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해당 업체를 선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회투자기금 운용업체로 선정된 업체 대표가 서울시로부터 무이자로 기금을 융자받아 자신의 업체에 ‘셀프로 재융자’한 정황도 포착됐다. 사회투자기금 관련 업체가 기금을 사유화한 문제가 적발된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수요자가 원하지 않는 주택을 지어놓았으니 관심이 시들해진 것이 당연하다”며 “국민들은 주택의 완전한 소유권과 어느 정도 넓은 평수의 주택을 원하는데, 주택이 이 둘 중 하나라도 만족하지 못하면 인기가 시들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주 기자 jj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