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금액 대신 공정가치”…기업합병 시 회계기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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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 100곳 중 2곳만 공정가치법 적용, 회계기준 변경 대비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1-18 15:40:24

▲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합병 당사자별로 지배·종속회사 간 합병 214건 중 4건(1.9%), 종속회사 간 합병 12건 중 1건(8.3%)에서 공정가치법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국내 상장사들이 동일지배기업 간 합병을 실시할 때 공정가치법을 거의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100곳 중 2곳 수준이다. 대부분 장부금액법을 적용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간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사의 동일지배기업 간 합병 226건 중 221건(97.8%)이 장부금액법을 적용했고 5건(2.2%)만 공정가치법을 적용했다. 동일지배기업 간 합병은 지배기업이 종속회사를 합병하거나 지배기업이 같은 종속회사 간 합병을 말한다.

합병 당사자별로 지배·종속회사 간 합병 214건 중 4건(1.9%), 종속회사 간 합병 12건 중 1건(8.3%)에서 공정가치법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일지배기업 간 합병 건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공정가치법 적용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공정가치법 적용 비율은 2011~2013년 6.8%에서 2018~2020년 2.2%로 줄어들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는 동일지배 하에서 발생하는 사업결합과 관련한 별도 기준이 없어 그간 IFRS 적용기업은 회계정책을 개발해 회계처리를 해왔다. 최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회계처리 비교가능성 제고를 위해 기준 제정 초기 단계로 토론서를 발표했는데 토론서에서는 동일지배 사업결합 시 사업을 이전한 기업의 자산·부채는 원칙적으로 취득법(공정가치법) 적용을 제안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IFRS를 전면 채택해 IFRS와 같이 동일지배기업 간 합병 등 사업결합에 적용할 별도 기준이 없다. 이에 따라 기업은 유사한 회계기준, 산업관행 등을 고려해 회계정책을 개발, 적용 중인 상태다.

금감원은 “국내의 경우 동일지배 사업결합 시 적용하는 회계기준은 IFRS 토론서와 달리 장부금액법이 관행으로 정착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동일지배기업 간 합병의 경우 최상위 지배회사의 입장에서는 합병 전·후에 연결실체의 경제적 실질이 유사한 점, 공정가치법 적용 시 발생하는 자산·부채 평가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IFRS 토론회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출돼 예단하기 어려우나 향후 공정가치법 적용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기준서가 제정될 경우 국내 회계처리 방식이 크게 변경될 수 있다는 점도 전했다.

금감원은 IFRS 제정과정에서 국내의 회계관행도 고려될 수 있도록 회계기준원과 함께 대응하고 진행과정을 지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일지배기업 간 합병거래가 발생한 기업의 재무정보 이용자는 재무제표뿐 아니라 주석 등을 통해 합병회계처리 방법 및 손익에 미치는 효과 등을 상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