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국민과의 대화’마저 쇼로 끝낸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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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민생경제에 집중키로 KBS와 합의”
민감한 정치‧외교안보 질문은 처음부터 빼
5545명 희생된 코로나 K방역 생색 ‘뻘쭘’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1-23 00:02:02

일말의 기대도 없었지만 실망은 크다. 그가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21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임기를 5개월여 남겨두고 모처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의문은 풀고 불만은 털어놓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대통령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냈다. 동원된 듯한 ‘국민패널’은 대표성은 고사하고 ‘대통령과 대면해서 영광이다’ ‘대통령의 훌륭한 지도력과 영도력’ ‘5년 국정 운영에 감사했다’ 등 귀가 간지러울 아부성 발언을 내놓았다.

여론조사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최근 조사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긍정평가(37.2%)보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59.8%)가 월등히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패널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총 22개의 질문 중 부동산이나 청년 실업,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등에 대한 정부의 방안보다는 질문자 개인의 사정을 호소하거나 지엽적인 사안을 묻는 게 대부분이었다. 굳이 기자 회견을 피하고 ‘국민과의 대화’ 형식을 고집한 이유로 보인다.

대통령은 임기 중 최대 성과로 전 세계 ‘톱 텐’으로 인정받을 만큼 국가 위상이 높아진 것을 꼽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동안 가장 성공한 나라가 한국이다. 이런 성취들을 부정하고 폄훼한다면 그것은 우리 정부에 대한 반대나 비판의 차원을 넘어 국민이 이룬 성취를 폄훼하거나 부정하는 것에 다름이 없다”고 했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을 폄하하면서 그들이 이룩한 폭발적 경제성장의 과실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려는 꼼수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문화, 방역, 보건의료 또는 국방력, 국제외교 협력 모든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자부심을 가져달라”는 표현을 네 번이나 반복했다. 특히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조차 비웃음을 사고 있는 ‘K방역’을 성과로 내세웠다. 11월 21일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희생자가 5545명(사망자 3298명, 백신 사망자 1277명, 자영업 자살자 970명)이고, 백신 부작용을 호소하는 국민이 47만명임을 알고도 그런 말이 나올까.

미·중 관계의 악화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오락가락외교에 사상 최악의 한·일 관계를 자초한 혐일외교, 중국에 올인하면서도 요소수 사태를 부른 미숙외교, 온갖 수모와 멸시를 당하면서도 ‘김정은 바라기’와 안보의 핵심 축인 주한미군 철수 사태를 초래할 게 빤한 ‘종전선언’에 집착하는 대북굴종외교 등 국민이 지적하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님에도 관련 질문은 아예 하나도 없었다. 이런 게 무슨 ‘국민과의 대화’인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은 군주가 아니다. 선거 때면 후보들은 ‘국민의 머슴이 되겠다’고 한다.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제장과 마찬가지로 대통령도 국민이 임기직으로 선출한 임시공무원이다. 정년직이든 임시직이든 공무원은 국민의 피고용인일 뿐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늘 대변인 뒤에 숨어 있었고, 자랑할 일이 있을 때만 TV에 등장했다.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고,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고 했으나 역시 공허하다.

아니나 다를까 진실이 밝혀졌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어제 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서 민감한 정치나 외교안보 관련 질의는 하나도 없이 코로나19 민생경제 분야에만 질문이 집중된 것이 “KBS와 기본적인 합의사항이었다”고 실토했다. “주제를 지나치게 확대했을 경우 특정 주제에 편중되거나 혹은 아주 자극적이고 때론 아주 정치적인 주제에 함몰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를 댔으나 핑계일 뿐이다. 역시 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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