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장악 서울시의회, 오세훈 예산 감액하고 TBS 등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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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호응 높은 서울형 헬스케어 등 예산 대폭 삭감
TBS 등은 대폭 증액…“받아들일 수 없는 정치도발”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01 14:06:03

▲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11월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시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종원 대기자] ⓒ스카이데일리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다수석인 서울시의회가 ‘오세훈 예산’은 잇달아 제동을 걸고 TBS 등 예산은 증액해 반발이 일고 있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일 서울시 시민건강국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심의에서 서울형 헬스케어 구축 예산을 감액하기로 했다. 김경우 민주당 시의원은 “해당 사업은 상위법에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서울시가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 없이 서울형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려 한다며 반대해왔다.

만 19~64세 서울시민 5만명의 건강관리를 스마트밴드를 통해 돕는다는 내용의 서울형 헬스케어는 오세훈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사업이다. 1‧2차 모집이 모두 조기 마감되는 등 시민들 호응이 높으며 3차 모집은 12월 중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60억8000만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의회는 전날(11월30일)에도 오 시장 정책 예산을 삭감했다. 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지천르네상스 및 상생주택사업 등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민주당 측은 “(상생주택사업의 경우) 사실상 준비가 하나도 안 되어 있었다. 9월에 보완 요청을 했는데도 그대로였다”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반면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사업인 도시재생지원센터 및 TBS 예산은 증액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초 제출한 예산안에서 TBS 출연금을 올해 375억원에서 123억원 삭감한 252억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는 서울시의 내년도 TBS 출연금을 서울시 제출안에서 136억원 증액한 389억원으로 가결했다. 민주당 측은 “10월 오 시장이 국정감사를 하고 나서 갑자기 예산이 깎였다. 보복성 예산이다”고 했다.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설립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의 재단을 만들어 서울시에서 독립했다. 그러나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해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포함한 일부 프로그램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서울시 예산안은 원안 및 수정안, 집행부 의견 등이 담긴 채 오는 3일 시작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 민주당이 시의회 전체 의석 110석 중 99석을 차지한 만큼 심사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서울시는 예산 삭감‧증액 등에 강력 반발했다. 서울시 측은 “시의회는 시장 공약사항은 다 깎고 특혜성 단체 요구사항은 다 증액시키고 있다”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정치적 도발이다”고 지적했다. TBS 관련 예산을 담당하는 윤종장 시민소통국장은 “증액한 예산이 TBS의 출연금 의존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문체위에서 가결된 TBS 예산안이 최종적으로 편성될지는 미지수다. 지방자치법 127조는 ‘지방의회는 지자체장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늘리거나 새로운 비용 항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서울시 측은 “(TBS 등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서울시 동의를 얻지 못한 채 통과된다 해도 증액되는 부분에 대해선 이행을 안 해도 된다고 관련법에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